글 |  김태영(모터트렌드 기자)  



우리는 보통 자동차를 형태로 구분합니다. 해치백, 세단, SUV와 미니밴 정도로 나누는 것이죠. 하지만 세상에는 이런 장르로 구분할 수 없는 다양한 자동차도 많습니다. 특수한 ‘요구’나 ‘목적’에 의해서 만들어진 자동차입니다. 많은 사람이 찾지는 않더라도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특별한 차가 존재하는 것이죠. 우리가 잘 모르는 사이에도 자동차 회사는 이런 모델을 내놓고 또 꾸준히 개선하고 있습니다. 


그랜드 스타렉스

[세상의 크고 작은 가치를 실현하는 다목적 승합차]


현대자동차에서는 스타렉스 같은 자동차가 대표적인 특수목적 자동차입니다. 얼마 전에는 2016년형으로 개선된 그랜드 스타렉스가 발표되기도 했지요. 이 차는 본디 다목적 승합차의 용도로 개발돼서 지금은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일반 승용차 오너의 입장에서 스타렉스는 흔히 물건을 배달하는 자동차로 인식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본격적인 레저 활동이나 전문직 종사자가 사용하는 자동차로도 많이 쓰입니다.


그랜드 스타렉스

[소비자에 다양한 요구에 따라 여전히 진화 중인 2016년형 그랜드 스타렉스]


그랜드 스타렉스는 옵션에 따라 크게 11인승과 12인승으로 나뉩니다. 굴림방식은 뒷바퀴굴림을 기본으로 네바퀴굴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넓은 실내 공간을 가졌지만,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한 경우 ‘밴’이라는 해결책도 있습니다. 밴은 2열부터 내장재와 시트를 덜어내고 러기지 공간을 더 넓게 쓸 수 있도록 한 모델입니다. 탑승객 인원수에 따라 3인승 판넬 밴과 5인승 윈도우 밴이 있습니다.


스타렉스


커다란 차체에 네바퀴굴림으로 굴리는 이런 자동차를 누가 타는지 상상이 안 된다고요? 사진작가 최민석 씨를 예로 들어보죠. 그에게 스타렉스는 움직이는 스튜디오입니다.  


그랜드 스타렉스

[소중한 장비와 팀원. 모두에게 필요한 공간]


“사진작가인 저에게 스타렉스는 단순히 자동차 이상의 수단입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사진기와 조명, 각종 소품까지 촬영에 필요한 모든 장비가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죠. 때때로는 스타일리스트나 작가같이 촬영 팀원이 함께 거주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는 차종은 많지 않습니다. 스타렉스는 박스형태 보디로 시중의 여느 11인승 미니밴보다 훨씬 넓은 실내공간을 자랑합니다. 1열은 다양한 수납공간을 마련해 쓰임새가 좋습니다. 제가 선택한 12인승 모델은 2열이 180도 회전합니다. 그래서 필요할 때 3열과 마주 보게 해서 간이 회의실을 만들 수 있어요. 더 좋은 작업을 위해 가끔은 상상 이상의 장비들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트렁크는 기능적으로 변신이 가능합니다. 2열 이후로 시트를 모두 덜어내면 러기지 공간을 십분 활용할 수 있어요.” 


특수목적 스타렉스

[넓은 공간을 기초로 한 다양한 활용성]


최민석 씨가 스타렉스를 선택한 것은 박스 형태로 구성된 넓은 공간, 시트의 배치 활용도 외에도 ‘4WD’가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는 장거리 출장이 잦습니다.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 인적이 드문 바닷가나 산 정상 같은 외지도 곧잘 찾아다니지요. 이럴 때 무거운 짐을 싣고 차가 언덕을 오르지 못하거나 백사장에 빠지면 낭패입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있고 해서 그랜드 스타렉스 4WD로 바꿨다고 합니다.


스타렉스

[사시사철, 불철주야, 산간오지에도 막힘 없는 주행성능]


기본인 뒷바퀴굴림 모델에 비하면 분명 차가 약간 무거운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외관상 큰 차이가 없다는 점(단지 전고가 45mm 높음)과 버튼으로 쉽게 네바퀴굴림으로 변환되는 점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스타렉스 4WD는 그 외에도 오지 캠퍼들에게 인기가 있는 모델입니다. 네바퀴굴림을 이용해 무거운 캠핑트레일러를 끌기에도 좋습니다. 제트스키를 얹은 트레일러를 달아 수상 레저 활동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사실 스타렉스가 네바퀴굴림 모델을 내놓은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1997년에 등장한 1세대 모델에 이미 4WD가 달렸기 때문이죠. 당시 이 차는 껑충한 차고를 바탕으로 마치 오프로드용 튜닝카 같은 분위기를 자랑했습니다. 당시엔 오프로드 및 캠핑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았죠. 과거 현대 갤로퍼나 테라칸에게 네바퀴굴림 유전자를 물려준 직계 선조의 역할도 했습니다. 그러니 ‘아는 사람들’에게는 스타렉스 4WD는 지금도 희소가치가 있는 모델이지요. 이후 이 네바퀴굴림은 뉴 스타렉스(2004~2008)를 거쳐 단종 됐다가 지금의 그랜드 스타렉스에서 부활한 것입니다. 


그랜드 스타렉스


스타렉스 밴(VAN)도 본격적인 레저용도로 많이 쓰이는 차종입니다. 3인승 모델은 운전석 뒤로 모두 카고 룸입니다. 운전석과 2개의 동승석을 제외한 공간에 장비를 싣는데 활용할 수 있지요. 최대적재량은 800kg. 적재공간은 플라스틱 내장재를 대신해 부분적으로 부드러운 소재의 패널로 혹시 모를 내부의 손상을 막았습니다. 여기서 5인승 모델은 2열이 추가된 형태입니다. 최대적재량 600kg으로 짐 공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지만 2열 실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요. 

 

스타렉스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짐을 실을 수 있는 밴만의 넉넉한 적재공간]


스타렉스 밴은 모터사이클이나 서핑, 산악자전거 등 꽤 본격적인 레저 활동 분야에서 인기입니다. 모터사이클로 예로 들면 특히 엔듀로(오프로드) 분야가 대표적일 겁니다. 본디 레저용 모터사이클은 ‘목적지’로 가는 수단이 아니라 ‘여정’을 즐기는 과정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하지만 엔듀로 바이크는 정해진 오프로드 코스를 전문적으로 달리기 위한 목적으로 탑니다. 따라서 바이크를 싣고 특정 오프로드 코스까지 이동할 자동차가 필요하죠. 이런 과점에서 모터사이클을 실을 수 있는 자동차로 라이더들은 스타렉스 밴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스타렉스

[일상과 여정의 만남, 스타렉스 캠핑카]


이처럼 스타렉스는 예상 외로 오프로드 용도로 쓰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다목적 차량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다른 형태도 갖추고 있습니다. 리무진으로 이용되기도 하고, 휠체어슬로프 및 휠체어리프트가 가능한 차량도 있습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 편리하도록 만든 장애인 이동 전용 차량이지요. 뿐만 아니라 어린이보호차량과 3밴 냉동차까지 갖추며 정말 생활 곳곳 다양한 목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특수목적 스타렉스


스타렉스 4WD나 밴은 승용차 시장의 관점으로 본다면 상대적으로 많이 팔리는 자동차는 아닙니다. 편안하고 다목적으로 쓸 수 있는 차를 원하는 일반인들에게 호감을 사는 매력이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앞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애초 만들어진 사용 목적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특수한 자동차입니다. 이런 부류의 자동차 종류가 많을수록 그 시장이 건강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앞으로 더 재미있는 형태의 특수목적의 자동차가 시장에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랜드 스타렉스


제원: 2016 GRAND STAREX 4WD 2.5 VGT

기본 가격: 2550만~297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파트타임 4WD, 12인승, 5도어 왜건

엔진: 4기통 2.5ℓ DOHC 디젤 터보, 175마력, 46.0kg·m

변속기: 5단 자동

무게: 2430kg

휠베이스: 3200mm

길이×너비×높이: 5150×1920×1970mm

연비, CO₂배출량: 9.0km/ℓ(복합), 226g/km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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