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정상현(자동차 저널리스트)



쏘나타 1.7 디젤 시승기


7세대 쏘나타(코드명 LF)가 출시된 지 어느덧 1년 넘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정확히 2014년 3월 24일에 출시되었으니 이른바 '상품성 개선 모델'이 나올 때가 된 거죠. 그 기대대로, 현대자동차가 쏘나타의 2016년형 모델을 재빨리 시장에 투입했습니다. 사실 이번에는 차 자체의 변화보다는 파워트레인의 다변화를 꾀한 게 특징입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2.4L GDi 모델은 단종시켰고, 대신 효율을 끌어올린 세 가지 모델-1.6L 가솔린 터보, 1.7L 디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을 더해 총 일곱 개의 라인업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단일 차종으로서는 이례적일 만큼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하게 된 거죠.


쏘나타, 국산 단일 브랜드 최초 7가지 엔진 라인업, 디젤과 (1.6)터보를 더해 시작, 일곱가지 쏘나타


2016 쏘나타 시승기


이로써 7세대 쏘나타는 2.0L CVVL 가솔린 모델을 시작으로 LPi,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0L 가솔린 터보, 1.6L 가솔린 터보, 1.7L 디젤 유닛으로 팔리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높은 효율과 강력한 힘을 뽐내는 1.7L 디젤 모델. 사실 다운사이징에 해당하는 1.6 터보를 타보고 싶었지만, 쏘나타 역사에서 최초나 마찬가지인 디젤도 호기심을 자아내기는 충분했습니다. 5세대 모델인 NF의 2.0 디젤을 제외한다면 쏘나타에는 디젤이 전무했고, NF 2.0 디젤의 경우 큰 소음과 무지막지한 토크스티어 탓에 실망이 컸었거든요. 결국, 6세대 모델(YF)을 건너뛰고 투입된 디젤 엔진이 쏘나타에 어울릴 것인가를 확인한다는 것도 1.6L 중형차를 시승하는 것만큼이나 설레는 일이 분명했습니다.


가장 강렬한 쏘나타, 쏘나타 터보 시승기

고성능 친환경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시승기


쏘나타 1.7 디젤 시승기


쏘나타 디젤의 첫인상은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 CVVL(가솔린)이나 LPi 모델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나마 트렁크에 달라붙은 'eVGT' 엠블럼이 이차가 디젤임을 나지막이 알릴 뿐이죠. 일전에 시승했던 하이브리드가 공기역학을 고려한 날렵함을, 터보 모델은 강력한 성능을 암시하는 과격한 스타일을 품었던 것에 비하면 '심심하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사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소비자 성향 분석에 따른 결과라고 합니다. 1.6과 2.0 터보 모델은 젊은층 성향에 맞게 스포티한 분위기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친환경과 첨단 이미지를 강조하고자 이를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로 만든 것이지요. 반면 2.0 CVVL 모델과 디젤, LPi 고객층은 중형차 특유의 모던함을 강조하고자 의도적으로 차분함을 자아내고 있다고 합니다.


쏘나타 디젤 시승기


2016년형으로 바뀐 데 따른 시각적인 변화는 램프류에서 감지할 수 있습니다. 헤드램프의 위쪽에 꺾인 형태의 데이라이트가 추가되었고, 일반 전구 타입을 고수했던 브레이크등(미등은 LED)도 쏘나타 터보의 그것을 따라 LED화 되었습니다. 사실 방향지시등은 물론이고 전조등까지 LED화를 적극적으로 이루고 있는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에 비해 살짝 뒤떨어진 감이 있지만, 어쨌든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한 변화는 환영할 만한 일일 것입니다.


쏘나타 디젤 시승기


실내는 기존 2.0 CVVL과의 차이를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여전히 세그먼트를 통틀어 가장 넓은 공간을 자랑하고 있으며, 모든 좌석의 탑승객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트렁크 공간도 광활하며, 뒷좌석 레그룸은 기함인 에쿠스가 부럽지 않을 지경입니다.


쏘나타 디젤 시승기


시승차는 디젤 모델 중 최고 사양에 해당하는 '스마트 스페셜'이며 베이지 내장이 적용되어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가죽 시트 재질감이 별로였던 6세대 모델(YF)과 달리 이를 개선한 게 눈에 띄고, 운전대를 쥐는 맛이 좋아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


쏘나타 디젤 시승기


선대 모델이 수직 형태의 센터페시아를 가져갔던 데 반해 신형은 가로형태로 돌아섰는데 사실 사용하기에는 이쪽이 더 편한 느낌입니다. 다만 실내 전반의 재질감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나무 무늬 장식은 투박하고 플라스틱 일색의 센터페시아도 중형차라는 급에 어울리지 않는 느낌입니다. 아무리 쏘나타가 대중화되었다 할지라도, 한때 중산층의 상징처럼 통하는 차였는데 말이죠.


쏘나타 디젤

 [그릴의 크롬 라인 중앙에 AEB와 ASCC를 위한 레이더가 장착되었습니다]


안전에 대해서는 칭찬을 거듭하고 싶습니다. 2-스테이지 방식의 어드밴스드 에어백이 포함된 '7 에어백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비되고 초고장력 강판의 확대 적용으로 충돌 안전성이 높아진 점도 믿음직스럽습니다. 능동적인 안전은 '대박'입니다. 차체자세제어장치(VDC)는 당연히 기본이고, 시승차인 스마트 스페셜의 경우 사이드미러의 사각지대를 감지하는 스마트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도 장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210만원의 주행보조패키지를 더할 경우 차선이탈경보시스템(LDWS)과 자동으로 상향등을 켜고 끄는 스마트 하이빔, 완전한 정차까지 가능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컨트롤이 탑재됩니다. 결정적으로 볼보의 '시티세이프티'처럼 앞차를 추돌할 상황이 감지될 때 차가 스스로 제동하는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AEB)도 2016년형 모델로서 장비되고 있습니다. 이는 시내에서의 사고를 현저히 낮추어줄 것이 분명하므로 추천하고픈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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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1.7 디젤

2016 쏘나타 1.7 디젤


지금부터는 달릴 때의 느낌을 논할 차례입니다. 1.7L 디젤 엔진은 유럽형 중형차인 i40를 통해 이미 선보인 바 있는데, 유로 6에 대응하는 효율 중시형 유닛입니다. 최고출력은 141마력으로 임팩트가 없지만, 최대토크가 34.7kg•m에 이르며, 이를 1,750rpm이라는 낮은 엔진회전수부터 분출하는 게 특징입니다. 변속기는 최근 현대자동차가 주력으로 내세우는 7단 DCT. 이러한 파워트레인의 조합은 이번 쏘나타 디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동과 자동변속기의 장점을 그러모은 현대자동차의 비밀병기, ‘7단 DCT’


쏘나타 디젤


첫인상, 즉 시동을 걸었을 때의 느낌은 아주 긍정적이었습니다. 놀라울 만큼 소음과 진동이 억제되어 있었던 까닭입니다. 쏘나타 디젤처럼 4기통 디젤을 장비한 유럽차와 수평비교한다 해도 분명한 우위를 점할 정도라서, 보수적인 중형차 고객들조차 거부감을 갖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게다가 신호대기 때와 같은 정차 상황에서 ISG(아이들링 스톱 & 고) 시스템이 작동, 자동으로 엔진을 끔으로써 소음과 진동 때문에 쏘나타 디젤을 꺼려한다는 건 논리성이 떨어질 거라고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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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나타 1.7 디젤


출력이 고작(?) 141마력이니까 가속이 답답할 것이라 여긴다면 그저 착각일 뿐입니다. 2.0 CVVL 모델보다 69%나 강력한 토크가 1,750rpm의 저회전부터 2,500rpm까지 꾸준히 뿜어져 나오는 탓에 평소에는 힘 부족을 전혀 느낄 수 없습니다. 뭐, 우악스럽게 내달리는 건 아니지만 2.0L 가솔린 중형차를 타던 사람이라면 결코 파워에 대한 갈증을 느낄 여지가 없어 보입니다. 으레 디젤차는 가용 회전수가 짧고 터빈이 주로 저회전에서 도는 탓에 이른바 '고속빨'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한데 쏘나타 디젤은 묘할 정도로 고속영역에서 속도를 끌어올리는 게 수월합니다. 같은 파워트레인의 i40 디젤보다 최고시속이 10~20km 더 나오는 걸 보면 공기역학적 특성에 기인한 긍정적인 결과라고 추측할 수 있을 듯합니다.


2016 쏘나타


쏘나타를 시승할 때마다 늘 칭찬하는 부분, 하체에 대한 얘기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한 마디로 너무 좋거든요. 45시리즈의 저편평 타이어와 18인치 휠을 달았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잔 충격과 큰 충격을 완벽하게 걸러내고, 이와 동시에 필요한 노면 정보를 엉덩이를 통해 아주 잘 전달해 줍니다. 그러면서도 코너에서는 차체의 기울어짐이나 흔들림이 억제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사실 제 기준으로 6세대 쏘나타(YF)는 고속안정성이 다소 부족한 차였는데, 이번 쏘나타는 같은 이름을 쓴 차라는 게 어색할 정도로 장족의 발전을 이룬 느낌입니다. 참고로 이번 2016년형 모델의 경우는 기존 철제 로어암과 너클을 알루미늄으로 변경, 승차감을 개선함과 동시에 차의 무게를 줄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서스펜션을 알루미늄으로 구성하는 건 국산차의 경우 그랜저급부터, 수입차의 경우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주로 쓰이는 설계 방식에 해당합니다.


쏘나타 1.7 디젤


이제 결론을 말할 차례. 쏘나타 디젤은, 흠 잡을 데 없는 차였습니다. 이는 절대 '무난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면에서 좋다'는 뜻입니다. 디자인, 공간, 안전, 편의, 동력성, 운동성 모든 면에서 90점 이상을 받는 모범생 느낌이거든요. 결정적으로 디젤차로서의 좋은 연비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입니다. 쏘나타 디젤의 공인연비는 휠 사이즈에 따라 16.0~16.8km/L 사이를 맴도는데, 실제로도 이 정도의 연비를 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2.0 CVVL 모델보다 차값이 200만원 가량 비싸지만 이를 기름값으로 쉽게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죠. 게다가 디젤이 가솔린보다 대충 200원/L은 저렴하니 소유하는 동안 만족도가 상당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쏘나타 디젤


7세대로 진화하며 7개의 라인업으로 경쟁력을 높인 2016년형 쏘나타. 유럽 라이벌과 정면 승부를 벌일 만한 '디젤'이라는 무기까지 손에 넣었으니 앞으로 더욱 멋진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이번 시승을 통해 확인한 이 차의 가능성은 그야말로 충분했습니다. 역사 속의 쏘나타들이 그래 왔듯이, 이번 쏘나타도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의 커다란 '핵심 기억'이 되길 바라봅니다.


쏘나타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 새로운 2016 쏘나타, 그리고 1.6 터보와 디젤



정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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