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정우성 (GQ KOREA 기자)


아슬란은 놀라운 편안함과 품위의 세계를 지향합니다. 밖에서는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수많은 기능과 배려, 손에 닿는 모든 세부의 상쾌함이 이 차를 정의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김태영 기자의 시승기를 잘 보셨나요? 파워트레인에 초점을 맞춘 김태영 기자의 시승기에 이어 저는 한 발짝 더 깊이 들여다본 아슬란에 대해, 디자인 철학과 감성을 전해드릴까 합니다. 


[김태영 기자] 또 하나의 클래스, 아슬란(ASLAN) 시승기


현대자동차 아슬란을 운전할 때는 프리미엄 컴포트 세단의 여유를 느낍니다. 그 여유와 품격은 실내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아무런 위화감도 없이 자연스럽게, 마치 하나의 세계인 것처럼 말이죠. 


아슬란 시승기


일단 이 웅장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에 먼저 들어옵니다. 단호하지만 정중한 수직, 날렵하지만 완곡한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권위를 지녔어도 진짜 힘은 겸손과 예의에서 오는 거라고 굳게 믿는 사람을 떠올리게 됩니다. 아주 이상적인, 기꺼이 따르고 싶은 리더의 자질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아슬란을 타는 사람의 품성을 더해주는 디자인입니다. 


아슬란 시승기

[ 인테리어 디자인은 이렇게 차분한 언어를 구사합니다 ]

 

핸들은 손에 묵직하게 잡히고, 매우 안정적으로 돌아갑니다. 무게와 저항, 부드러움과 민첩함이 공존하는 감각. 센터페시아에 자리 잡고 있는 송풍구와 모니터, 오디오와 공조장치의 배열과 구조가 담백합니다. 절제와 효율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디자인입니다. 


아슬란 시승기

[ 우드 트림만으로도 중후함과 세련미가 충분히 느껴집니다 ]


우드 트림은 양날의 칼일 수 있는 옵션입니다. 제대로 쓰면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감성을 자극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하면 오히려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거든요. 아슬란의 우드 트림의 볼륨은 만족할만한 수준입니다. 과하거나 아쉽지도 않습니다. 현대의 디자인 감각이 우드 트림에서는 어떻게 무르익어 가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합니다. 더 자세히 보시죠.


아슬란


운전하면서 필요한 거의 모든 기능을 핸들에서 조작할 수 있습니다. 김태영 기자가 시승기에서 앞서 말했듯이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제어할 수 있도록, 또한 엄지손가락으로 웬만한 기능은 다룰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겠죠? 그래서 왼쪽과 오른쪽을 논리적으로 구분해 배치했습니다. 

 

왼손으로는 전화, 블루투스, 오디오 관련 기능을, 오른손으로는 크루즈 콘트롤과 고속도로 자동 감속기능 등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 차간 거리를 맞춰놓으면 알아서 속도를 조절하면서 주행하는 식이죠. 장거리 주행에서는 굉장히 편리한 옵션입니다.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는 진동으로 알려주기도 합니다. 말 그대로 핸들이 진동하는 거예요. 가장 빈번하게 느낄 수 있는 진동은 아마 차선을 변경할 때일 겁니다.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바꾸려고 하는 즉시 두 손이 떨리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깜짝 놀라는 쪽이냐 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주 나긋하게, ‘아, 내가 지금 뭔가 깜빡했구나’하고 생각할 만큼의 진동이에요. 갑작스러워도 불편하지 않을 수준의 진동 강도를 조절한 것도 현대의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슬란의 전반적인 품위와도 잘 어울리고요.


아슬란 시승기


계기판에서는 차량을 운전하는 데 필요한 거의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시인성이겠죠? 이 계기판의 서체는 매우 또렷하고 부드럽습니다. 오래 봐도 피곤하지 않고, 운전하는 동안 시야를 방해하지도 않죠. 겸손한 듯 은은한 색깔과 읽기 쉬운 명확한 서체의 조합. 계기판으로서 그 이상의 가치는 없을 겁니다.


아슬란 시승기


막상 운전할 때는 이 계기판을 내려다볼 필요도 별로 없습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주행 중에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기 더 쉽게 띄워주거든요. 속도는 물론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방향까지 도로 위에서 안내받는 것과 같은 여유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슬란 시승기


아슬란에 타는 순간부터 이 사려 깊은 시트는 몸을 아주 편안하게 받쳐줍니다. 엉덩이와 허리, 머리가 놓이는 부분까지 안락하게 의지할 수 있어요. 아슬란의 시트에는 아주 오랫동안 앉아온 것 같은, 또한 매일 앉아도 새로울 것 같은 편안함과 설렘이 있습니다.

 

가죽의 부드러움도 한 번 느껴보세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에서 온 나파 가죽입니다. 프리미엄 중의 프리미엄인 옵션입니다. 1875년에 나파벨리의 가죽 가공업체가 개발한 가공법으로 완성한 가죽입니다. 가죽 그대로의 결이 살아있고, 부드럽고 유연하며 내구성도 뛰어납니다. 염색은 선명하고, 웬만해선 오염도 잘 안 되는 튼튼한 가죽입니다. 허리 부분에 마름모꼴로 한 퀼팅 작업도 세련된 느낌을 더해줍니다. 등에 닿는 느낌 자체도 산뜻하고요.


아슬란 시승기


아슬란 인테리어의 안정감은 가운데서 균형을 제대로 잡고 있는 이 센터페시아 디자인으로부터 비롯되는 건지도 모릅니다. 모니터의 구성도 매우 유기적입니다. 좌우의 송풍구와 다이얼의 배치, 버튼의 개수도 같아요. 

 

내비게이션은 한국 지형과 교통 상황에 최적화되었습니다. 후진할 때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가 아슬란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것 같은 영상을 구현합니다. 사이드미러와 백미러를 주시하면서, 이 모니터 화면까지 볼 수 있다면 사고 위험의 사각지대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모든 옵션이 세심하게 안전을 지향하고 있죠. 게다가 매우 편리합니다. 


아슬란

[ 버튼은 꾹 누르지 않고 까딱 내리는 힘만으로 충분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


운전석이나 조수석에서 손가락을 뻗었을 때, 자연스럽게 살짝 위에서 아래로 눌리게 되어 있어요.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식은 아니지만, 평행으로 꾹 누르는 여타의 버튼보다는 편합니다. 우리 몸이 가장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방향을 충분히 고려한 디자인이에요. ‘좋은 느낌’이라는 건, 이렇게 사소한 데서 비롯되는 법입니다. 아슬란은 그걸 잘 아는 차입니다. 


아슬란 시승기

[ 아슬란의 사운드 시스템은 중용 미를 떠올리게 합니다 ]


고음이나 저음에 강한 인상을 주고 싶은 사운드 시스템도 여럿 있지만, 아슬란에 장착된 12개의 렉시콘 스피커는 치우침이 없습니다. 의연해요. 어떤 장르의 음악을 들어도 매우 일관되게 수준급으로 재현합니다. 최신 가요나 팝은 물론, 섬세한 실내악 연주나 웅장한 오케스트라까지 침착하게. 이렇게 다양한 성격의 음악을 고른 수준으로 재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슬란 시승기

[ 아슬란은 정말이지 편의성이 풍족한 차예요 ]


아슬란의 운전석과 조수석의 통풍 시트는 찬바람과 더운 바람을 각각 세 단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핸들 열선도 물론, 뒷유리를 통해 들어오는 햇빛을 가려주는 후방 커튼도 조절할 수 있어요. 편의 기능이 풍부하게 적용돼 있는데 넘쳐 흩어지지 않고 흐르듯 자연스럽게 배열되었습니다. 이게 다 사용자 입장에서 충실하게 디자인했기 때문입니다. 


아슬란 시승기

아슬란 시승기


뒷좌석도 중요하겠죠? 아슬란 뒷좌석이야말로 ‘오래 앉아있고 싶다’는 말이 어울릴 겁니다. 가끔 그런 좌석을 만납니다. 이동하는 시간이 만족스럽고 편안해서, 내릴 때 즈음 좀 섭섭한 감정이 생기는. 이 뒷좌석 시트가 그렇습니다. 나파 가죽의 부드러움과 퀼팅 시트의 고급스러움이 엉덩이와 등을 안아 들 듯 감싸 안습니다. 암레스트에 있는 버튼으로는 오디오 시스템과 시트 온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아슬란 시승기


아슬란은 타는 순간 마음이 놓이는 차, 프리미엄 편의사양을 한껏 누릴 수 있는 차, 그래서 한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차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김태영 기자의 시승기에서 다룬 중후하고 세련된 익스테리어만큼 성숙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풍성한 편의사양이야말로 아슬란의 정숙한 품격을 완성하는 중요한 마침표입니다.



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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