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I 이종철(월간 w.e.b. 편집장)


여러분들 중에는 ‘펀드’라는 말을 들어보신 분이 많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펀드의 명사형인 ‘펀딩’이란 단어가 일반적인 펀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금융계 종사자를 제외한 사람들 사이에선 ‘크라우드 펀딩’을 줄여서 부르는 말로 ‘펀딩’을 많이 사용합니다. 이러한 ‘크라우드 펀딩’은 제작자에겐 기회이며, 투자자(펀딩인)에겐 수수료를 많이 떼지 않는 좋은 투자방식인데요. 이런 트렌드를 등에 업고 최근 등장한 펀딩 사이트들은 ‘쇼핑’의 개념에까지 진입하고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 우리 모두는 투자자이자 후원자다. 크라우드 펀딩 ]



크라우드 펀딩이란 무엇인가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Crowd Financing, Equity Crowdfunding, Hyper Funding)은 단어만 봐도 무슨 뜻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군중’을 뜻하는 Crowd와, ‘자금조달’을 뜻하는 Funding을 결합한 말로서 즉, 투자 기관의 전문 투자사를 거치지 않고 개인이 기업 정보를 보고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2005년 영국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소셜 미디어 흐름을 타고 2008년 미국의 ‘인디고고(Indiegogo)’가 출범하였으며, ‘킥스타터(Kickstarter)’의 대박으로 인해 주요 투자 방법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투자모델에는 대출형, 후원형, 지분투자형 모델 등 기존 펀드에서 보이는 것들 대부분이 존재하는데요. 이중 킥스타터와 인디고고로 대변되는 후원형 모델은 ‘특전’ 혹은 ‘리워드’ 등의 단어로 후원자에게 혜택을 약속합니다. 주로 하드웨어가 많은 후원형 사이트에서는 펀딩한 금액으로 물건을 만들고, 물건이 완성되면 후원자들에게 보내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투자인 동시에 쇼핑인 셈이죠.

이외에 대출형 모델이나 지분투자형 모델은 통상적으로 ‘크라우드 펀딩’보다는 ‘P2P(Peer-to-Peer, 개인 간) 대출’로 부릅니다. 투자하는 과정은 같습니다. 기업 정보와 비전을 웹사이트에서 보고 원하는 만큼의 금액을 투자하는 방식입니다. 수익 역시 일반적인 펀드보다는 고수익에 속하나, 상장한 회사가 아닌 만큼 리스크가 크기도 합니다.

이중 무겁지 않으면서 가장 재미있는 모델이 바로 후원형입니다. 그럼 이 후원형 모델의 다양한 사례를 함께 알아보도록 합시다.


내브디

[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혁신 제품으로 주목받은 제품 내브디(Navdy, https://www.navdy.com) ]



후원형 크라우드 펀딩 모델은 또 다른 쇼핑법


‘후원’이라는 말답게 초기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는 사회적 기업이나 저소득 가정의 후원 등이 주를 이뤘습니다. 현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약자층 후원 모델은 기관을 통해 진행하는 투자 방법으로도 적합합니다. 그러나 후원 금액 대부분이 피후원자에게 전달된다는 점에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후원도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소셜 미디어가 등장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인디고고와 킥스타터로 인해 ‘후원’의 개념이 ‘투자’ 혹은 ‘쇼핑’으로 살짝 바뀌었습니다. 이 흐름은 스마트폰 발전과 궤를 함께 하는데요. 각종 센서의 집합체인 스마트폰 등장 이후 센서 기술도 많이 발전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OS에 따라 원하는 기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보드 PC인 라즈베리 파이나 아두이노 같은 제품도 등장하며 첨단 기기를 제조하기가 더욱 쉬워졌죠. 3D 프린팅 대중화도 한몫했을 거라고 봅니다.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후원을 받게 되면, 제작자들은 제작비에 대한 위험 없이 제작비를 모아 상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되고, 소비자들은 상품으로 검증되기 이전 단계의 상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얼리어답터를 자청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좋은 쇼핑 방식입니다.


킥스타터

[ 쇼핑 사이트에 가까울 정도로 예쁘게 제품을 소개하는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제품 바로 가기) ]



크라우드 펀딩 후원하기


크라우드 펀딩의 후원방법은 매우 단순합니다. 킥스타터, 인디고고 등의 사이트에 접속해 제작자가 어떤 물건을 만들지를 충분히 숙지합니다. 만약 영어가 어려운 분들이 있다면 함께 제공되는 영상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 물건은 꼭 필요하다’거나 ‘구매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제품이 생긴다면 오른쪽 하단의 후원 항목들을 살펴봅니다. 보통 대가가 없는 후원, 물건 한 개, 두 개 세트 등 여러 옵션이 있는데요. 여러 개를 구매하면 비교적 금액이 저렴해집니다. 이때 한국까지 배송을 해주는지를 꼭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으로 배송을 해주지 않는다면 ‘직구’와 마찬가지로 배송대행지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물품이 배송비를 추가하면 한국으로 배송이 가능합니다.

각 펀딩 항목은 목표 금액과 제작 완료 날짜가 정해져 있습니다. 아쉽게도 목표 금액에 도달하지 않는다면 해당 펀딩은 종료되고, 후원자들에게는 환불이 이루어집니다. 만약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면 제작이 완료된 후 물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후원의 장점은 재미있고 혁신적인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대기업이 만들지 못하는 ‘페인킬러형(소비자의 불편을 말끔히 해소해주는) 제품’ 들을 소량 생산해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단점은 기다리기 힘들다는 것과 펀딩이 종료되기 쉽다는 것 정도겠죠. 따라서 후원자들은 펀딩이 종료되지 않도록 이 제품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적극적으로 알리게 되는데요. 소비자를 마케팅에 참여시키는 현명하면서도 창의적인 마케팅 방법입니다.


인디고고

[ 왼쪽은 상품정보, 오른쪽은 옵션 선택이 가능한 인디고고(제품 바로 가기) ]



혁신상품 둘러보기


자동차를 좋아하는 여러분은 대형마트에서 자동차 용품 코너에 들렀다 자신도 모르게 자동차 용품을 카트에 진열된 상품을 마구 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커피를 놓기 위한 크래들, 재떨이, 쓰레기통, 블랙박스, 유아용 시트, 충전용 시가 잭 등 조금만 금액을 지불하면 운전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는 제품들로 가득하죠.

펀딩 사이트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펀딩 사이트에는 첨단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제품들이 많습니다. 최근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편의 기능을 탑재한 차량이 많은데요. 이 경우 차량 활용성을 더 높일 수 있고, 만약 그렇지 않은 차량들이라면 스마트 카와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제품들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대부분 연동이 가능하지만 구매 전에 연동 가능한 스마트폰임을 확인하고 구매해보시기 바랍니다.

차량 관련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car’, ‘vehicle’, ‘automobile’ 등 차량을 의미하는 여러 단어를 넣어보면 됩니다.


제네시스 HUD

[ 창문에서 내비게이션 정보를 볼 수 있는 제네시스 HUD ]


가장 최근의 혁신 사례로는 제네시스와 아슬란에 구현된 ‘헤드 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HUD)’를 구형 자동차에 구현해주는 ‘내브디(Navdy)’가 있었습니다. 물론 제네시스처럼 차 앞문 유리창에 내비게이션 정보를 구현해주는 건 아닙니다만, 프로젝터로 길 안내 정보를 띄워줘 마치 HUD를 사용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것입니다. 스마트폰의 지도 정보와 연동되니 더욱 편리하겠죠. 내브디는 펀딩 사이트가 아닌 자사 사이트에서 펀딩을 진행했지만 1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현재도 프리오더 중입니다. 내브디와 비슷한 제품은 킥스타터와 인디고고 모두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에서 유행 중인 제품은 스마트 카로 만들어주는 단말기인데 차량의 OBD II 단자에 꽂아 사용하게 됩니다. 통신망의 경우 스마트폰의 것을 활용하는 제품도 많습니다. 만약 현재 블루링크 이전에 출시된 차량을 운전 중이라면 적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미국 제품이므로 한국에서의 LTE 통신망 사용은 어려우나 블루투스로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vinli

[ 인디고고에서 펀딩 중인 구형 차량을 스마트카로 만들어주는 제품(제품 바로 가기) ]


이런 첨단 자동차 용품뿐 아니라, 소소한 불편한 점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제품도 많은데요. 멀티 잭, 스마트폰 마운트 거치대 등 소형 제품부터 팔걸이 같은 대형 제품까지 여러 제품을 확인할 수 있네요. 내브디의 사례를 따져봤을 때 가격 역시 상품으로 출시될 때보다는 저렴한 편입니다. 특히 팔걸이 제품의 경우 한 팔을 창문 쪽에 걸쳐놓고 운전하는 운전자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일 것 같습니다.

한국의 경우 자동차 관련 항목은 활발하지 않지만 스마트 액세서리 등은 꾸준히 펀딩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와디즈’ 사이트가 대표적입니다.


암레스터

[ 팔을 편안하게 걸치게 해주는 제품 암레스터(제품 바로 가기) ]


이러한 크라우드 펀딩의 진정한 재미는 제작자들이 ‘꿈’을 이루게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국의 한 잡지 발행인은 펀딩을 통해 자기가 만들고 싶던 잡지를 론칭했고, 스마트워치 설계사는 스마트워치를 직접 제작할 수 있었죠. 자동차 관련 벤처 기업은 사업 운영을 위한 초기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습니다. 대학교 앞에서 저렴한 햄버거를 판매하던 ‘영철버거’ 아저씨에게는 재기할 수 있는 자금을 모아주었습니다. 꿈과 재미 모두를 이룰 수 있는 쇼핑 방식 크라우드 펀딩. 여러분도 한 번 참여해보는 게 어떨까요?



이종철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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