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정우성(GQ KOREA 기자)

사진|민성필(Teamroad Studio)



출시 전부터 이렇게까지 화제가 되는 차가 또 있을까요? 1990년 가을, 엘란트라로 시작한 역사가 벌써 26년째가 됐습니다. 아반떼라는 이름은 1995년 2세대부터 쓰기 시작했고, 올가을에 출시한 아반떼AD로 6세대를 맞이했습니다. 

 

정말 많이 팔렸고, 그만큼 익숙하기도 한 이름이에요. 솔직히, 그래서 오히려 좀 멀리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던 이름이기도 합니다. 평범하고 익숙한 데서 느낄 수 있는 미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걸 두고 '매혹'을 논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미리, 결론부터 말해두고 싶습니다. 6세대 신형 아반떼, 코드명 AD는 지금까지의 모든 아반떼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이번 아반떼는 아무렇지도 않게 툭 하고 마음을 건드리는 차예요. 관심이 생겼다면 반드시 경험해보길, 가까운 대리점에서 짧게나마 시승해보길 권합니다. '신형 아반떼 참 괜찮다, 그러니 갖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이번 신형 아반떼 시승기로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신형 아반떼 시승기


일단 참 잘 생겼습니다. 그걸 부정하기는 힘들어요.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언어가 드디어 제자리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준중형이라는 장르와 관계없이 그 기세가 등등하고 날렵해요. 게다가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있죠. 전혀 평범하거나 지루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장에라도 달려나갈 것 같은 인상을 강하게 주죠. 좀 자세히 살펴볼까요? 


신형 아반떼 헤드램프


가장 먼저 눈여겨보게 되는 부분은 역시 헤드램프입니다. 신형 아반떼의 차분하면서도 비상한 이미지를 제대로 드러내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헥사고날 라디에이터 그릴과의 흐름과 궁합도 무척 자연스럽습니다. 헤드램프 바깥 선과 안쪽 선이 담당하는 역할이 분명하고, 램프 안에 있는 요소들도 각각 또렷한 존재감이 있어요. 이번 신형 아반떼를 보고 그 선과 성격이 분명해졌다고 느꼈다면, 아마 8할은 이 헤드램프의 존재감 덕일 겁니다. 


아반떼 라디에이터 그릴


자, 보세요.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에 두고 양쪽에서 성격을 정의하는 헤드램프, 그 아래서 역동적인 디자인 언어의 한 축을 담당하는 안개등, 라디에이터 그릴 끝에서 보닛을 가로질러 사이드미러까지 이어지는 두 개의 선. 이런 요소들이 정면에서 단단한 균형감각을 유지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신형 아반떼는 그 비례가 매우 적절하게 나뉘어 있어요. 이번엔 옆모습을 볼게요. 시선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가 보시죠. 아주 정확하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반떼AD 디자인


앞에서부터 시작된 선이 지붕을 넘어 트렁크 끝으로 이어지는 선을 먼저 보세요. 매우 유려한 쿠페 라인입니다. 그 선 자체는 매우 날렵해요. 보기만 해도 잘 달릴 것 같은 느낌이 들죠. 하지만 날렵하면서도 창문 아랫부분의 비례가 도톰해서 전체적으로 든든한 안정감이 있습니다. 

 

신형 아반떼는 혼자서도 즐거울 수 있는 요소가 충분한 자동차지만,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이동하기 위한 꽤 멋진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야 하니까요. 창문 윗부분의 날렵한 쿠페 라인이 멋, 그 아랫부분의 도톰한 안정감이 모두를 위한 편안함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아반떼 리어램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바로 여기입니다. 리어램프를 둘러싸고 트렁크 끝에서 살짝, 매우 나긋하게 올라가 있는 저 선 처리. 물론 공기역학을 위한 디자인일 거예요. 달릴 때, 앞에서부터 흘러가는 공기를 엉덩이 부분에서 조금이라도 더 부드럽게 정리하기 위해서 말이죠. 이렇게 한 번 볼까요? 


현대자동차 디자인


이렇게 보면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살짝 음미할 수 있습니다. 리어램프의 선이 트렁크 끝 부분의 날개로 이어지는 곡선의 각도. 그야말로 살짝, 아주 나긋하게 올라가 있죠? 매우 은근하고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신형 아반떼의 옆모습을 멀리서 봤을 때도 분명히 눈에 들어오는 디테일이에요. 이렇게, 자연스럽지만 매력적인 디테일이 자꾸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때 마음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신형 아반떼 내부 인테리어


이제 본격적으로 운전석에 앉아보세요. 또 다른 매력이 이 안에서 펼쳐집니다. 단정하고 세련된 인테리어 디자인은 이제 현대자동차의 든든한 기본기가 되었습니다. 운전에 필요한 거의 모든 부분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어요. 모자란 게 거의 없습니다. 

 

오디오와 크루즈콘트롤, 전화기와의 연동은 핸들에서 바로 조작 가능합니다. 엔진 스타트/스톱 버튼은 핸들 뒤 오른쪽에, 약간 위쪽을 보는 느낌으로 세팅되어 있어요.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살짝 얹어 놓듯이 그 버튼을 누르는 순간 아반떼의 운전이 시작됩니다. 


신형 아반떼 기어봉


자, 일단 운전에 필요하고 기대할 수 있는 편의장치가 대부분 적용되어 있습니다. 통풍시트와 열선, 드라이브 모드 셀렉트와 주차 보조 장치까지. 게다가 사이드미러를 통해서는 옆 차선 혹은 사각지대에서 다른 차량이 있는지를 알 수 있어요. 디자인의 성숙함에 놀란 후에는, 신형 아반떼의 이렇게 세심한 편의장치에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1.6리터 가솔린 엔진과 6단 자동 변속기의 궁합은 예상보다 훨씬 훌륭했습니다.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와 노멀, 스포츠 모드로 셋 중에 고를 수 있어요. 이 차이 역시 생각보다 잘 전달되어서 놀랐습니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건 가속페달의 응답성이에요. 순식간에 예민해집니다. 그렇게 달리다 보면 핸들의 무게, 변속 타이밍, 서스펜션의 질감도 달라졌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게 됩니다. 그 느낌 자체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은 수준이에요. 핸들은 다소 무거워지고, 변속은 더디어지면서 엔진의 힘을 최대한 끌어냅니다. 서스펜션은 단단해지죠. 하지만 아반떼 본연의 정체성을 놓지는 않아요. 지나치게 공격적이지 않고, 다만 그 역동성 자체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설정입니다. 


아반떼AD 시승기


의외의 발견은 에코 모드였습니다. 연비를 최적화하기 위한 세팅이죠.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설정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엔진의 힘을 최대한 아끼기 위한 모드니까요. 하지만 신형 아반떼의 에코 모드는 역동적인 운전 재미 대신 세련된 감각을 취했습니다. 변속 시점은 민첩하고 부드러워요. 차체도 느긋하고 여유 있게 움직입니다. 몸도 마음도 편안해요. 게다가 놀랍도록 조용합니다.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이라면, 아니 혼자 달리는 날이라도 여기서 더 필요한 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형 아반떼 시트


게다가 실내 공간이야말로 동급 최강 수준이 아닐까 합니다. 정말 넓어요. 운전석에 앉아 실내를 둘러보면 그 넉넉한 공간감 덕에 마음에 여유가 더해집니다. 이런 걸 평범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신형 아반떼 실내 공간


뒷좌석도 마찬가지예요. 등받이의 각도, 무릎 공간, 시트 자체의 편안함 모두 흠 잡을 데가 별로 없습니다. 물론 엄청나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아반떼는 준중형 세단이잖아요? 모든 놀라움은 그걸 정확히 인식했을 때 시작됩니다. 준중형이라는 장르를 무시할 정도로 넓은 공간감의 실내, 편안하고 안락하게 운전할 수 있는 여유, 안팎으로 단정하고 세련된 감각까지 말이죠. 

 

신형 아반떼 디자인


차에서 내려서는 신형 아반떼를 가만히 보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사실 예전에는 상상도 못 할 시간이었어요. 지금까지 달렸던 모든 길에서 신형 아반떼가 보여줬던 능력, 어떤 순간에 느꼈던 상쾌함, 가족과 함께 탔을 때의 듬직함을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아반떼를 이루는 선과 면을 하나하나 뜯어보면서 그 유기적인 감각 자체를 감상하기도 하는 거예요. 

 

신형 아반떼 리어램프


물론 눈높이를 다르게 해서 잔소리를 하자면 아낌없이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전에, 누군가에게 추천할 수 있는 현대자동차가 한 대 늘었다는 사실만은 확실해요. 자신의 경제력보다 더 크고 화려한 차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아반떼를 꼭 한 번 경험해보라는 말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아반떼는 굉장히 정확하게, 또한 넘치는 사양으로 자동차가 제공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필요를 충족시키니까요. 경쟁 상대와의 어떤 비교라도 물러설 필요가 없는 수준입니다.


신형 아반떼AD


'슈퍼 노멀'이라는 신형 아반떼의 슬로건은 위와 같은 이유로 설득력이 크다고 봅니다. 아반떼라는 이름을 자칫 익숙하거나 평범하게 여길 수 있지만, 그 속내와 면면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평범의 모든 기준을 넘고자 하는 가치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으니까요.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겼다면 꼭 한 번 경험해보세요. 더 많은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그 사소한 순간으로부터 조금 더 다채로운 일상이 펼쳐질지도 몰라요. 아반떼는 그야말로 최선을 다해왔고, 체감할 수 있는 모든 결과가 뿌듯합니다. 진화 혹은 진보라는 말은 이럴 때야말로 합당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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