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태영(모터 트렌드 기자)

사진| 최민석(PENN Studio)



쏠라티 정면 정지컷


쏠라티(SOLATI)는 현대자동차 최초의 프리미엄 미니버스입니다. 이 차는 기존에는 국내에 없던 14~16인승 미니버스 시장을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즉, 기본의 12인승 스타렉스와 25인승 카운티 버스의 중간에 위치한 유럽형 소형 상용차인 셈이죠. 라틴어로 ‘편안함’을 뜻하는 이름처럼 쏠라티(SOLATI)는 크게 세 가지를 목표로 합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 ‘기능적인 실내와 공간 활용성’,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성능’이 그것이지요.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유럽기술연구소와 유럽디자인센터, 남양연구소가 협업했습니다. 


쏠라티 후면 정지컷


국내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쏠라티는 그 활용성이 무궁무진합니다. 이 차는 ‘미니버스’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폭넓은 용도에 대응할 잠재력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이동수단이나 학원 버스 등으로 쓰기에 적합하지만, 비즈니스 리무진이나, 캠핑카, 밴(추후 등장 예정)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쏠라티 정면

쏠라티 후면


쏠라티의 덩치는 단순히 ‘크다’라기 보다는 ‘이색적’이라는 표현이 정확합니다. 차체 길이는 6,195mm, 너비는 2,038mm, 높이가 2,665mm(환풍기 포함 2,777mm)이고 휠베이스는 3,670mm입니다. 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이가 높고, 길이가 긴 것이 특징이지요. 이렇게 큰 차체에 자동차를 만들 때는 신경 쓸 것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강성과 내구성이지요. 자료에 따르면 쏠라티의 차체는 전체의 75% 이상 고장력강판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또 차체 부식에 대비해 약 98% 수준의 방청강판을 사용하고, 보디 폐단면을 수분 침투 방지용 캐비티 왁스(Cavity Wax)로 코팅했다고 하네요. 


쏠라티 LED타입 주간전조등과 포그 램프 상단 범퍼 스텝


쏠라티의 외관 디자인은 현대자동차 고유의 디자인 언어가 잘 녹아있습니다. 전면 대형 헥사고날 그릴을 비롯한 LED타입 주간전조등, 프로젝션 헤드램프 등이 대표적이지요. 날렵한 모습의 자동차는 아니지만 세련되고 당당한 이미지가 특징입니다. 이 차는 구석구석 승용차와 상용차의 아이디어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예컨대 프런트 범퍼의 포그 램프 위에 달린 범퍼 스텝이 대표적입니다. 운전자가 높고 넓은 윈드실드를 청소할 수 있도록 배려한 흔적입니다.


쏠라티 타이어와 휠


휠은 모든 모델에 16인치가 기본이고, 사양에 따라 스틸과 알루미늄으로 차별화됩니다. 타이어는 앞뒤 모두 235/65R16 사이즈입니다. 사실 차 크기에 비해 휠과 타이어가 약간 작아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넓은 실내 공간과 안락한 승차감을 동시에 실현하기 위한 기술자들의 타협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쏠라티 도어스텝

쏠라티 도어 스텝


쏠라티는 앞좌석 좌우 도어를 제외하고 동승석 뒤로 커다란 도어가 밀려 열립니다. 문을 열었을 때 2m가 넘는 출입구 면적을 확보해 허리를 숙이고 탈 필요가 없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차체 바닥에서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도어 스텝을 갖춰서 키가 작은 아이들이 타고 내리기도 편합니다. 도어 스텝은 운전석에서 버튼으로 제어할 수도 있어서 보도블록 같은 장애물에 차를 가까이 세웠을 때도 사용에 문제가 없습니다.     


쏠라티 14인승 시트


실내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높이가 1,928mm로 성인 어른이 서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14인승이었는데요, 이 차는 운전석과 동승석에 의자가 2개고 그 뒤로 2+3+3+4 구성으로 의자가 갖춰져 있습니다. 2~5열의 모든 의자는 뒤로 약간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고, 통로 쪽 좌석에 팔걸이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쏠라티 천장 선반과 LED타입 조명


쏠라티는 구석구석 수납공간을 마련해서 버려지는 공간을 최소화했습니다. 2~5열의 시트 밑으로 가벼운 짐을 넣어둘 수 있고, 천장 좌우로 선반을 마련해 가방 등을 보관하도록 했습니다. 좌우 선반은 짐을 싣는 용도뿐 아니라 밑으로 조명(LED 타입)을 달아서 모든 승객에게 개별적으로 조명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쏠라티 환풍구 팬과 뒷좌석 온도 조절 버튼


3열과 4열 사이 천장에는 환풍구 팬이 달려있습니다. 또 2열에 플러쉬 글라스 타입 윈도를 사용해 환기 성능을 높였습니다. 뒷좌석 온도 조절은 운전석에서 조절할 수 있으며 앞좌석과 별도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쏠라티 트렁크


트렁크는 넓은 공간입니다. 5열 시트 뒤로 마련된 공간은 너비뿐 아니라 높이도 높아서 생각보다 많은 짐을 수납할 수 있습니다. 양쪽으로 열리는 트렁크 도어는 평소엔 90도로 열리는 것이 기본입니다. 하지만 경첩의 안전장치를 제거하면 180도로 활짝 열리기도 합니다.


쏠라티 내부 센터페시아


쏠라티의 운전석은 기존 상용차의 느낌에서 벗어나 승용 SUV 같은 느낌으로 꾸며졌습니다. 14인승 모델은 앞좌석 실내 폭(양쪽 도어 사이 공간)이 1,582mm로 상당히 넉넉한 공간을 제공합니다. 앞좌석이 좌우 독립된 구조여서 가운데 공간을 통해서 뒤쪽 공간으로 쉽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쏠라티 계기판

쏠라티 편의장비


제가 이번에 시승한 14인승 럭셔리 트림(기본 가격 5,890만원)은 스탠다드나 디럭스에 비해 편의장비와 안전장비가 추가된 사양입니다. 그래서 계기판에 4.6인치 LCD 클러스터, 센터페시아 중앙 8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가 달려있고 운전석과 조수석 에어백과 프리텐션 벨트가 기본입니다. 여기에 후방카메라와 내비게이션, 차선이탈경보장치, 연비패키지 등 옵션(172만원)이 추가됐습니다. 


센터페시아 상단 수납공간


앞좌석에도 구석구석 다양한 수납공간이 마련됐습니다. 운전석 위로 루프 선반을 비롯해 대시보드 상단에 센터 어퍼 트레이(12V 파워 아웃렛 포함), 동승석에 선반과 글러브 박스 등을 마련했습니다. 센터페시아 중앙 컵홀더나 도어포켓 등에는 대용량 음료를 수납할 수 있는 넉넉한 공간도 눈이 띕니다.


쏠라티 주행 이미지


쏠라티는 커다란 덩치에 비해 생각보다 가볍게 움직입니다. 그 비결은 엔진과 변속기입니다. 직렬 4기통 2.5L 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는 43kg·m을 발휘합니다. 더불어 모든 모델에 6단 수동변속기(자동 선택 불가)와 조합됩니다.

11인승 이상 승합차 속도 제한 법규에 따라서 쏠라티도 시속 110km에서 속도가 제한됩니다. 따라서 고속에 대응할 필요가 없기에 모든 기어비가 전반적으로 짧게 설정됩니다. 출발 직후 1단과 2단을 가볍게 통과해 경쾌하게 달릴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쏠라티 A2 엔진


A2 엔진이라고 명명된 이 엔진은 스타렉스의 것을 바탕으로 하지만 연료 분사 압력 증대와 SCR(요소수를 사용해 질소산화물을 정화)을 이용해 출력과 연비를 강화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공회전 제한장치(ISG: Idle Stop & Go)를 더해 차가 정차할 때 자동으로 시동을 꺼주고, 클러치를 밟아 재출발 시 부드럽게 다시 시동을 걸어줍니다.

복합연비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만,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 결과 도심에서 가다 서기를 반복했음에도 7km/l 이상의 연비가 나왔고, 고속도로에서도 약 12km/l 수준을 기록했습니다(테스트 연비는 참고 수치로, 테스트 코스와 운전자의 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쏠라티 시승감은 일반 승용 SUV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쏠라티는 약간 키 높은 SUV였을 뿐입니다. 그만큼 움직임이 일반 승용 SUV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또 예상보다 외부 소음 차단 능력도 뛰어났습니다. 시속 80~110km 구간에서 노면이나 바람 소리가 실내로 크게 들이치지 않았고요. 폭이 넓은 차체와 긴 휠베이스 덕에 코너에서도 움직임이 차분했고, 요철을 넘을 때도 크게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급한 코너에서 일부러 세게 밀어붙여도 차체자세 제어장치(VDC)가 빠르게 개입해 차의 위험 요소를 강하게 억제했습니다.


운전석 에어 스프링 시트

2단 분리된 사이드 미러로 사각지대를 줄이다


현대자동차 엔지니어들은 쏠라티를 개발하며 이 차의 운전자가 하루 약 120km 이상을 주행할 것이라 예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차를 몰다 보면 운전자를 편안하게 해줄 다양한 요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운전석 에어 스프링 시트는 노면에서 전달되는 차체의 잔 진동을 잘 잡아줍니다(몸무게 입력 방식). 또 2단으로 분리된 양쪽 사이드 미러는 좌우 사각지대를 줄여주고, 주차 시 주변 상황을 한눈에 인지하기에 좋습니다.   


가로수 아래 쏠라티


저는 이번에 쏠라티를 시승하면서 이 차의 잠재력을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한국에서 쏠라티는 14인승과 15인승, 16인승 등 모두 7개 트림으로 구성되어 5,582만~5,927만원으로 가격이 책정됩니다. 구성이나 가격으로 볼 때 이 차는 개인보다는 비즈니스나 기업에서 쓰기 적합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불어 추가 구성을 통한 8인승 리무진이나 캠핑카 등으로도 틈새시장 공략도 가능할 것입니다. 야심 차게 나온 미니버스인 만큼 앞으로 더 주목해야겠지요. 



모터 트렌드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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