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I 이종철(월간 w.e.b. 편집장)



2013년 즈음부터 시작된 새로운 테크 트렌드 중 가장 큰 흐름을 몇 가지 정리하자면 IoT(Internet of Things, 사물인터넷), VR(Virtual Reality) 혹은 AR(Augmented Reality), 빅데이터 등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중 가장 난해하고 복잡하나 동시에 미래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기술을 꼽으라면 빅데이터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빅데이터는 무엇이며, 이를 분석하면 자동차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예측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빅데이터와 구성요소

[빅데이터와 구성요소]



빅데이터란 무엇인가


데이터의 개념은 모두 잘 알고 계실 겁니다. PC나 스마트폰에 있는 가상 정보를 주로 데이터라고 하죠. 그런데 ‘빅’ 데이터라니요. 빅데이터는 스마트폰의 존재와 함께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 한 명이 갖고 있거나 쏟아내는 데이터가 많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사진, 동영상, 문서 등 사용자 생성 데이터양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동시에 주고받는 데이터 소비량도 많아졌죠. 이러한 것들을 취합해 정리하는 방법론을 빅데이터라고 합니다.

그런데 단순히 회사에 쌓인 통계만을 빅데이터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만일 자동차가 어느 지역에서 많이 팔렸고, 어느 지역에선 대형차를 많이 탄다는 등의 자료는 ‘통계’에 불과합니다. 이 통계들을 정리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뽑아내는 것을 빅데이터라고 부르죠.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 소형차를 많이 타는 이유는 지리적 특성, 소득 규모, 경쟁적 소비 성향 등에 영향을 받는다는 통계를 조합해 경쟁적 소비에서 우위를 가지는 제품(프리미엄 제품)을 지리적 특성(좁은 골목)에 맞게 고가로 출시한다는 등의 결정까지 가는 것이 빅데이터입니다.


빅데이터 생산의 요람 스마트폰

[빅데이터 생산의 요람 스마트폰]


이 빅데이터는 인력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함을 자랑하는 것이 특성입니다. 따라서 컴퓨터가 이 데이터를 정리하고 다듬어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줘야 하죠. 그 결과물을 갖고 인간이 판단을 내리는 것인데, 컴퓨터가 인간처럼 생각하게 된다면 이 결정의 과정이 점차 줄어들 것입니다. 이때 필요한 방법이 ‘머신 러닝’ 혹은 ‘딥 러닝’입니다.


사람을 대신해 생각하는 컴퓨터, 머신 러닝

[사람을 대신해 생각하는 컴퓨터, 머신 러닝]



딥 러닝의 기초, 머신 러닝


머신 러닝은 빅데이터 시대에 필수인 컴퓨팅 과정입니다. 과정은 이렇습니다. 데이터를 꾸준히 쌓을 수 있는 업체의 경우 이 중에서 의미가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내기 위해 ‘기계 학습’ 과정을 거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스마트폰에서 문자 대신 메신저를 쓸 때, 귀여운 취향의 스티커를 자주 사용했다면, 다음 사용 시 비슷한 취향의 스티커를 추천해주는 방식입니다. 만약 비슷한 취향인데도 구매 혹은 사용하지 않았다면 이 스티커는 특정 사용자에게는 귀엽지 않다고 여겨진 것이죠. 동시에 여러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용자의 데이터를 갖고 있다가, A 사용자가 구매한 스티커를 B 사용자에게 추천해줄 수도 있죠. 만일 B 사용자가 바빠서 스티커 구매 시기를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자연스럽게 메시지를 주고받는 양이 줄게 되겠죠. 아니면 ‘바쁘다’는 메시지를 보내거나요. 그렇다면 메신저 업체는 A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스티커를 B 사용자가 바쁘지 않을 때 추천하거나, 다시 한 번 추천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사이트 페이지

[데이터 관리를 통해 추천 방식을 만들어 성공한 아마존의 화면]


이런 여러 과정을 기계가 미리 학습해놓았다가 알려주는 것이 머신 러닝입니다. 그런데 이 머신 러닝은 심화 과정으로 갈 경우 인간의 사고방식을 모방하는 ‘딥 러닝’ 개념까지 발전하게 됩니다.



인간의 사고방식을 흉내 내는 컴퓨터, 딥 러닝


딥 러닝은 머신 러닝과 함께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지만, 그 원류는 1940년대에 등장했습니다. ‘인공신경망’이 바로 그것이죠. 인공신경망을 단순히 말하면, ‘형체’로 사물을 인식하는 사람을 흉내 내기 위해 점, 선, 면으로 사물을 인식해가는 과정을 말합니다. 과정은 일단 점으로 이뤄진 선을 데이터 사이에 긋고, 이들을 왜곡한 다음 합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씀드리기 위해 제가 했던 인터뷰 일부를 인용하겠습니다. 


딥 러닝의 과정 설명 이미지

[컴퓨터에 넣은 무작위 이미지에서 겹치는 선만 남겨 얼굴이나 고양이를 인식하는 과정]


“어린아이의 두뇌는 이미지를 볼 때 부모나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며 점차 물체에 대한 개념을 구체화한다. 이때 뉴런과 시냅스가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는데, 만약 동물 사진을 본다면 ‘동물’이라는 전기 자극이 가게 되고, 동물이 아니라면 ‘동물’의 전기 자극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와 비슷하게 컴퓨터가 이미지를 딥 러닝으로 인식할 때는 우선 사진 내의 점들을 인식하고, 점을 선으로 추상화하는 단계를 거치고, 선을 면으로 추상화하는 단계를 거치는 등 여러 번의 추상화를 통해 오류를 줄여나가며 이것이 ‘동물’이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이때 이 추상화의 방식이 뉴런과 시냅스의 전기자극과 유사하다고 해서 인공 신경회로망으로 부른다. 백승욱 루닛(의료 영상 진단 서비스 기업, 인공신경만 알고리즘 기술 보유) 대표는 이 같은 실험을 위해 직접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기자가 가져온 카메라를 찍었고, 루닛의 서버는 이를 카메라 60%, 가방 30% 등의 방식으로, 가장 높은 확률로 ‘카메라’임을 인지했다.”


딥 러닝은 선을 겹치고 구기거나 방향을 바꿔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

[딥 러닝은 선을 겹치고 구기거나 방향을 바꿔 데이터를 만드는 과정, 한가지 색은 한 이미지의 데이터에 해당]


이 기사와 딥 러닝에 대한 정보는 DITODAY슬로우뉴스에서 조금 더 깊이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즉, 쉽게 말하면 딥 러닝은 사람의 시각, 청각, 분석방법 등을 빅데이터만 주면 흉내 낼 수 있다는 겁니다. 오차가 되는 부분은 탈락시킨다는 점에서 데이터가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최근에는 주요 화가들의 화법을 빅데이터 및 딥 러닝으로 분석해, 스마트폰 사진을 ‘고흐의 그림’처럼 만들어주는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구글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유명 화가들의 화풍을 딥 러닝으로 구현한 Artify 아이폰 앱

[유명 화가들의 화풍을 딥 러닝으로 구현한 Artify 아이폰 앱 바로 가기]


이렇듯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공신경망이나 딥 러닝은 시각 데이터만 해석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시각정보는 ‘010100001’ 등의 이진수로 이뤄진 데이터로 변환됩니다. 데이터 기록 형태는 같지만, 구성이 다르면 다른 데이터가 되는데요. 따라서 소리도 ‘000100110’ 등의 데이터로 변환할 수 있죠. 다른 데이터도 마찬가지입니다. 구성에서만 차이가 있습니다.


시청각 혹은 공간 정보를 가상의 데이터로 만드는 과정이 딥 러닝

[시청각 혹은 공간 정보를 가상의 데이터로 만드는 과정이 딥 러닝]



자동차 산업에서의 딥 러닝과 빅데이터


그렇다면 자동차 산업에서도 빅데이터나 딥 러닝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물론입니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현재 블루링크 시스템에 LTE 통신을 탑재해 ‘커넥티드 카’로서의 역할이 가능한 상황이죠. 자동차가 이동수단인 본질에는 변화가 없지만, 자동차가 커넥티드 카로 태어날 경우에는 스마트폰처럼 데이터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따라서 빅데이터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빅데이터 생산 기지, 커넥티드 카

[빅데이터 생산 기지, 커넥티드 카]


현재 블루링크2.0은 LTE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 텔레매틱스 서비스입니다. 동시에 차량은 기본적으로 GPS, 가속도계 등의 여러 센서를 갖고 있기도 하죠. 스마트폰과 비교해봐도 부족함 없는 데이터 생산 기기인 셈입니다.

자동차가 만드는 데이터는 본인과 타인의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동시에 편의성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데요. 상상해봅시다.

블루링크 시스템을 탑재한 현대자동차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데이터를 주고받습니다. 그런데 서울시 외곽 교량에 문제가 생겨 그 다리를 건널 수 없게 됐습니다. 일반 내비게이션이라면 이런 데이터를 빠르게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블루링크를 탑재한 자동차들이 모두 평소 가는 경로가 아닌 우회경로로 지나간다면? 우선 해당 교량에 문제가 생겼거나, 정체가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컨트롤 센터에서 이 데이터를 입수해서 자동으로 다른 블루링크에 뿌려줍니다. 그렇다면 그 이후 자동차는 처음부터 우회경로를 지정할 것입니다.


응급 시 활용하는 텔레매틱스 블루링크

[응급 시 활용하는 텔레매틱스 블루링크]


경로뿐 아니라 다른 곳에도 활용 가능합니다. 사람의 눈으로 잘 보지 못하는 동물을 길에서 마주치면 현재의 자동차는 급제동하도록 설정돼 있는데요. 이것이 그림자라거나, 길에 그려져 있는 그림, 종이 등의 쓰레기라면 급제동하는 게 더 위험하죠. 이때 카메라 센서는 평소 데이터를 인지해 놓고 있다가, 이것이 동물이 아니라는 판단으로 급제동을 걸지 않을 것입니다.


곧 다가올 자율주행 자동차 시대에 빅데이터는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곧 상용화를 시작할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 시스템 중 하나는 ‘3D 카메라’입니다. 이 3D 카메라(스캐너)는 내장된 레이더와 센서를 종합해서 주변 사물을 감지하고, 이것을 가상의 3D 공간 정보로 만들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이 곧 빅데이터가 되는 것이죠. 즉, 블루링크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모두 탑재한 현대자동차라면, 스스로 도로 데이터를 형성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앞선 경로 상황까지 반영하면 더욱 안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해지고, 최단 경로 혹은 최적 경로 등이 안전하게 확보되는 것입니다. 현재 각 자동차 제조사의 자율주행 자동차는 데이터보다는 공간정보 인식에 더 치중한 기술이지만, 빅데이터가 합해지면 사고가 거의 없는 안정적인 주행도 가능할 것입니다.


제네시스 EQ900 렌더링 이미지

[자율주행 초기 형태인 고속도로 주행 지원 시스템(HDA)이 적용된 제네시스 EQ900]


지금까지 설명해 드린 빅데이터와 딥 러닝은 여전히 생소함으로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은 자동차 생활부터, 의료, 주거, 쇼핑, 인맥 등 데이터가 존재하는 대부분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2G, 3G 휴대전화가 스마트폰으로 거듭나며 더욱 사랑받게 된 것처럼, 가까운 미래엔 커넥티드 카로 운전자 안전까지 ‘스마트하게’ 보장받는 시대. 기다려지지 않으시나요?



월간 w.e.b. 이종철 편집장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