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떼의 바디 내부와 외형



많은 차량이 개발 당시 저마다의 제한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크기와 개발비용, 중량 등 다양한 조건 중에서 이들과 궤를 달리하는 조건이 바로 안전이라는 항목입니다. 다른 조건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스스로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안전은 그 자체로 보편타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신형 아반떼가 안전 문제에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죠. 이번 시간에는 신형 아반떼의 세그먼트를 초월한 안전성과 과감하게 도입한 새로운 플랫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준중형 차량의 안전은 중량과의 싸움


준중형 패밀리 세단 시장은 소비자의 차량 구매 요인 중에서 연비 항목의 영향력이 더 큽니다. 그래서 연비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중량 항목은 타 차급에 비해 더욱 민감합니다. 따라서 준중형 세단의 중량 항목은 충돌안전성능을 구현하는 데 있어 끊임없이 고민을 요구하는 항목입니다. 전 세계 충돌안전테스트 중에서도 가장 가혹하다는 북미 IIHS 스몰오버랩 평가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많은 차량들이 중량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준중형 사이즈의 차량은 차량 전체 중량이 적기 때문에 충돌 안전성능을 높이기 위한 작은 무게의 중량 증가도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런 이유로 다양한 충돌안전테스트에서 최고등급을 받는 준중형 사이즈의 차량은 전체의 25%밖에 되지 않으며 스몰오버랩 평가는 같은 차급의 대부분 경쟁 차들도 2~3번째 등급인 ‘Marginal/Acceptable’의 결과에 만족하는 상황입니다. 신형 아반떼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H형 프레임과 하위 트림에서 사용하는 스틸 휠은 스몰오버랩 테스트 시 에너지 흡수/분산 측면에서 불리한 점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신형 아반떼의 초기 충돌안전성능 개발은 고난의 연속이었죠. 개발 초기엔 목표한 성능 대비 실차시험 결과가 매우 저조하여 많은 테스트 항목에서 불만족스러웠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타협하지 않고 북미 스몰오버랩 평가를 비롯하여 강화된 지역별 NCAP까지, 하나같이 달성이 어려운 목표였지만 개발을 담당한 연구원들은 실차 시험 전에 끊임없이 선행해석 프로그램으로 검증하고 작은 아이디어까지 살려가면서 충돌안전성능을 다듬어 나갔습니다.


신형 아반떼 측면



세그먼트를 초월한 최상의 안전을 구현하다


북미에서 진행되는 충돌안전테스트 중 하나인 스몰오버랩 테스트 시 일반적으로 준중형 차량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충돌 후 바퀴가 찌그러짐으로써 생기는 충격이 운전자가 있는 공간까지 상당 부분 전달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같은 세그먼트의 경쟁차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이드실 최전방의 중량을 증대시킨 반면 신형 아반떼는 바퀴가 바깥으로 터져 나가면서도 플로어는 지지가 되도록 사이드실을 개발하여 프로토타입 모델에서 최소한의 중량 증가만으로 자체시험 목표를 만족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는 스틸 휠을 쓰면서 H형 프레임을 가진 준중형 차량으로는 달성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목표치를 만족시켰던 결과였습니다.


충돌 테스트 도면



안전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진리를 구현하다


신형 아반떼에는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D)을 비롯하여 상위 세그먼트에 적용되는 다양한 안전장치를 탑재했습니다. 또한, 안전장치 사양 일원화를 추진하여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 판매되더라도 어드벤스드 에어백, 무릎 에어백, 앵커PT 등 주요 안전장치가 동일하게 장착될 수 있도록 개발됐습니다. 미국 현지 생산과 국내 생산을 동시에 진행하는 신형 아반떼로서는 현지생산 상황에 따라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안전을 강조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철학에 맞춰 이 같은 방안이 결정된 것입니다. 

특히 시트벨트 앵커PT는 충돌사고가 일어났을 때 골반 근처 부품의 화약을 터트려 골반의 이동이 줄어드는 효과로 무릎 및 가슴과 머리 상해까지 줄여주는 장치입니다. 현재 충돌안전 법규 기준에 따르자면 일부 지역에서는 앵커PT 없이도 해당 지역 테스트에서 1등급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안전을 최우선의 가치로 판단, 고급기술을 지역에 상관없이 일괄 적용했습니다. 이 밖에도 지역 특성에 따라 일부 차이는 있지만, 근간이 되는 차체의 안전기술은 일원화하여 안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담았습니다.


신형 아반테 자체구조 강화 3D 이미지


※ 스몰오버랩 테스트: 북미 IIHS에서 주관하는 충돌안전 평가 항목 중 하나로, 실제 사고 빈도 대비 승객이 중상을 입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신설된 평가 항목.

64km/h 속도로 운전석 측면으로 차량 전폭의 25%만 오버랩되게 딱딱한 벽에 부딪히는 방식으로 진행.

전방의 주요 충돌부재인 사이드 멤버의 오버랩량이 적어 충돌에너지 대부분이 승객실로 전달되는 시험으로

결과는 좋은 결과부터 GOOD/ACCEPTABLE/MARGINAL/ POOR 4단계 등급으로 발표



신형 아반떼를 구성하는 새로운 뼈대


신형 아반떼 개발자들은 기존의 자동차에서 부족했던 점들을 고쳐나가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습니다. 바로 기초를 이루는 뼈대를 기초부터 다시 세우자는 초강력 조치를 내린 것입니다. 6세대 아반떼에 적용된 신규 플랫폼이 그 노력의 산물이었습니다.


신형 아반떼 플렛폼 이미지 렌더링



플랫폼, 그 커다란 그릇 


신형 아반떼의 플랫폼 변경을 논하기 이전에, 플랫폼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수입니다. 기차역의 플랫폼이 여행의 출발역이자 종착역이듯이, 차량에서의 플랫폼은 성능 혁신이 시작되고 완성되는 곳이죠. 플랫폼 안에서 목적지가 다른 열차들이 다양하게 왕래하듯, 플랫폼은 다양한 차종 개발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그릇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해치백과 세단 혹은 더 큰 배기량의 엔진을 탑재하거나 가솔린차와 친환경차, 또는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출시되는 파생 차량들을 모두 담아 낼 수 있는 기초 골격이 바로 플랫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차량의 기본 골격이 되는 플랫폼은 엔진룸, 하부차체, 서스펜션 및 샤시시스템, 시트 등으로 구성되며, 플랫폼 구성 시스템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구현하는 플랫폼 패키지 또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차량의 기초가 되는 플랫폼은 충돌안전, 승차감, 주행안정성, 진동소음, 실내거주공간 등 차량의 기본성능을 결정합니다. 플랫폼이 중요한 이유는 한 차량당 20여 개 이상으로 구성되는 플랫폼시스템 간의 조화와 각 성능의 밸런싱을 구현하는 역할 또한 담당하기 때문이죠. 아울러 부품 표준화를 통한 공용화 확대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성능 확보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신형 아반떼의 신규 플랫폼의 경우, 준중형 세단을 포함해 향후 수십 종의 차량이 개발될 모태가 되기 때문에 그 중요성이 남달랐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인 승차감의 개선을 위해 서스펜션, 구동계 등 유관시스템 담당자와 긴밀한 협업이 필수였습니다. 이를 위해 설계와 해석, 시험 부문 관련 개발자 모두가 끊임없이 논의를 거듭했고, 마침내 모두가 만족할 만한 결과를 갖출 수 있었습니다. 



성능 향상을 위한 효율적 구조의 플랫폼 


신형 아반떼 플랫폼 개발자들은 우선 기본 성능 개선을 위해 전·후륜 서스펜션 및 언더바디 차체 개선 사항을 반영하고, 신 파워트레인 탑재 및 파생차 전개를 고려하여 플랫폼 주요 하드포인트, 부품 콘셉트 등 플랫폼 패키지를 표준화하여 개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여기에 중소형 플랫폼의 지역별, 차급별 성능 차별화를 고려하여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였습니다. 그리고 후륜 서스펜션 CTBA/멀티링크 타입 간에 선택적으로 적용 가능한 차체 및 샤시 호환 구조를 적용했습니다.

샤시 부문에서는 전·후륜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를 최적화하여 R&H 성능을 개선했으며, 스티어링 필(Feel)은 스티어링 시스템 개선뿐만 아니라 서스펜션 지오메트리도 동시에 개선하여 성능을 극대화하였습니다. 험로나 둔덕을 통과할 때의 충격감을 줄이고, 로드노이즈를 개선하기 위해 CTBA 쇽업소버 위치를 개선하고, 서브프레임 부시 마운팅 구조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 일반적으로 부시 마운팅 적용 시 우려되는 핸들링 성능 저하를 방지하기 위하여 서브프레임 전방의 마운팅에 신재질 및 신구조의 부시를 적용했습니다. 차체 부문에서는 강성 기여도가 높은 결합부 개선으로 차체 비틀림 강성을 30% 증대하여 주행 강성감 및 소음/진동 성능을 개선하였습니다. 


플랫폼 표준화 구현도



최적의 밸런스를 위한 협업의 결정체 


성능과 상품성 등 많은 부분의 기초가 되는 플랫폼이기에 역시 가장 어려운 점은 각 부분의 요구사항을 조화롭게 구현하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전세계 다양한 지역에서 판매되고 있는 신형 아반떼의 경우 하나의 플랫폼에 6개 엔진의 탑재 가능성을 확보해야 했는데, 각 엔진이 MPi, 터보 등 다양한 사양으로 구성되어 있어 개발자들은 엔진룸 부품을 표준화하여 구성하기 위해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동시에 충돌안전성능, R&H 성능, NVH 성능 등을 목표한 수준에 만족시키기 위해 각 설계, 시험 부문의 요구사항 역시 종합적으로 반영해야만 했습니다.

신형 아반떼와 같이 콤팩트한 플랫폼일수록 각 부서의 목표에 대한 공감과 관련 시스템 간 조화 없이는 성공적인 플랫폼으로 개발되기 어렵습니다. 일례로 주행성능 목표 설정 시 동급 최고 성능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엔지니어들의 열정은 연비 향상을 위한 중량 제한이나 합리적인 가격을 위한 가격경쟁력이라는 제약을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처음에 목표했던 성능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수차례의 설계, 해석, 평가, PM 등 관련 부문 간 협의를 통해 기존 차량의 부족했던 점과 고객 관점에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개선점을 도출했고 이를 설계에 반영해 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경쟁력 있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많은 후속 차종이 전개되기에 개발자들은 현재를 직시하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능력까지 갖춰야만 합니다. 한 수 앞서보는 연구개발을 위해, 아반떼의 개발과정에서 신형 아반떼 이후, 보다 다양한 환경에서 전략적으로 선보일 차종을 위한 서스펜션 차별화 전략까지 동시 검토되었는데, 그 결과 동일한 플랫폼에 CTBA, 멀티링크 두 가지의 후륜 서스펜션을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함으로써 같은 플랫폼 안에서도 향후 다양한 모습의 파생 차량들을 선보일 기회를 열어두었습니다.


하부차체 강건화 도면


한편, 북미 스몰오버랩 평가를 만족시키기 위한 과정에서 타이어 사양 차이에 따라 차체 변형 차이가 다소 크게 발생되는 문제가 발생했었는데요. 이에 따른 대응 구조를 적용하기 위해 서브프레임 전방 구조물 적용 등 다양한 방법에 대한 검토 끝에, 5세대 아반떼 대비 경량화된 구조 개선안을 도출함으로써 문제 해결 이상의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뒷좌석 승차감 개선을 위한 쇽업소버 직립 구조를 적용하며 동시에 후방 충돌 안전성 및 경량화 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해 많은 연구를 거쳤습니다. 특히 차량의 연료 필러넥 (연료 주입구와 연료 탱크 연결관) 위치를 전치로 유지하며 쇽업소버 직립구조를 최적화하기 위해 차체, 연료, 제동, 디자인 등 관련 팀이 모여 끊임없는 협업을 이룰 끝에 리어 사이드 멤버 성형성 문제 등을 해결하며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새로운 플랫폼 창출에 따른 진통은 개발자들에게 무수히 많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개발자들은 언제나 그러했듯이 해답을 찾아냈습니다. 그 해답은, 함께 이루었기에 더 큰 가치를 지닐 수 있었습니다.


이상으로 신형 아반떼의 안전성과 플랫폼에 관하여 준중형 이상의 가치를 누릴 수 있게 된 배경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신형 아반떼의 승차감과 정숙성에 관한 새로운 정의와 그 노력들을 살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본부의 ‘R&D STORY’ – 아반떼 편에서 원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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