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정상현(자동차 저널리스트)



자동차 구매자의 주된 목적은 대개 ‘A에서 B지점으로의 이동수단’일 것입니다. 하지만 개개인의 상황에 따라 부차적인 목적들은 다를 수밖에 없는 노릇. 요컨대 젊은 남성은 운전에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이동수단을 원할 것이고, 나이 지긋한 사장님은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승차감의 이동수단을 찾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아빠’의 대부분은 가족과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는 자동차를 원하고 있을 겁니다. 여기서 포인트, ‘가족과 함께’, 즉 패밀리카입니다. 혼자 타는 이동수단을 넘어 가족과 탈 수 있는 넉넉한 이동수단이죠. 게다가 5월은 가정의 달 아니겠어요?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가족용 자동차, 이른바 패밀리카를 고를 때 살펴볼 만한 ‘일곱 가지 꿀팁’을 준비했습니다. 나와 내 가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가족용 자동차 찾기 노하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하나, 트렁크의 ‘공간’보다 ‘활용성’을 체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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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카라면 역시 짐 공간이 중요하지요. 명절이나 휴가 때 많은 짐을 싣는 건 물론이고 이따금 ‘이케아’ 같은 데서 구매한 큰 짐도 여러 개 넣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잖아요. 그래서인지 자동차 메이커의 홍보나 마케팅 자료에서도 트렁크 공간을 L 단위로 표시하며 세일즈 포인트로 강조하고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대체로 소형 해치백은 약 300L, 준중형이나 중형 세단은 약 400L, 준대형차 이상은 500L 정도의 수치를 나타냅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수치로서 ‘참고’만 해야 돼요. 같은 400L의 공간일지언정 어떤 차는 트렁크 구석구석이 각종 공구나 배터리, 앰프, 우퍼 등의 장비로 채워져 있어 큰 짐을 싣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경험상 국산차는 이런 케이스가 드물긴 하지만 유럽 쪽 차량에서는 흔히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차량 구입 시 직접 트렁크를 살피며 짐 공간의 활용성을 체크하는 게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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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중요 포인트는 트렁크에 짐을 넣고 빼기가 용이한지를 챙겨야 한다는 것. 이는 트렁크를 열었을 때 입구가 크고 널찍하게 열리는지, 문턱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지는 않은 지 따져보면 될 것입니다. 아울러 해치백이나 SUV, 왜건 등 뒷좌석 폴딩이 가능한 모델일 경우 시트를 접었을 때 트렁크와 판판하게 연결되는지 확인하세요. 일부 모델의 경우는 시트 등받이가 트렁크 바닥 쪽보다 높아 공간 활용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둘, 뒷자리는 ‘공간’보다 ‘착좌감’을 고려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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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리뷰나 시승기에서 뒷좌석을 평가할 때 오직 ‘공간’에 대해서 논하는 오류를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건 따로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자동차 소비자들도 머리와 천장 사이 공간, 무릎과 앞 시트 등받이 사이의 여유를 확인하는 것으로써 뒷자리 체크를 마무리하곤 하는데요. 여러분은 결코 이런 식으로 차를 고르면 안 돼요. 사실 뒷좌석 공간이 널찍해 보이게끔 하는 건 아주 쉬운 일이거든요. 가령, 앞좌석을 핸들 쪽으로 빡빡하게 당겨 놓거나 뒷좌석 방석 부분을 짤막하게 만들어 레그룸을 틔운 것처럼 느껴지게 하는 등, 엉덩이 쪽 쿠션을 얇게 해 헤드룸도 여유로운 듯해 보이게 만드는 수법을 들 수 있지요.

그래서 여러분이 패밀리카를 고를 때는 뒷자리의 공간보다 착좌성을 따져봐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좌석에 앉았을 때 시트가 무릎 아래 허벅지부터 어깨 쪽까지 폭넓게 지지해주는지를 확인해야 하죠. 아울러 쿠션감은 적당한지, 등받이 각도가 적절한지도 따져보아야 합니다. 특히 해치백 모델이나 일부 소형차의 경우는 등받이가 수직에 가깝게 일어서 있는 녀석들도 있는데 이런 차의 뒷자리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건 상당히 고역이잖아요. 설령 탑승자가 어린이일지라도 말이죠. 아울러 SUV의 경우는 앞자리뿐만 아니라 뒷좌석까지 각도 조절이 되는 걸 고르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현대자동차에서 판매 중인 SUV, 즉 투싼과 싼타페, 맥스크루즈 모두 2열에 리클라이닝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셋, 파워아울렛과 USB충전기는 다다익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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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타는 차라면 시거잭 내지 파워아울렛이 한 개여도 충분합니다. 차량의 전원을 끌어다 쓸 게 휴대전화 충전이나 내비게이션 사용 말고는 없을 터이니. 하지만 패밀리카로 가족이 함께 타는 일이 잦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아내의 휴대전화도 충전해야 하고 여차하면 뒷좌석에 탄 자녀들에게 ‘뽀로로나 캐리’를 틀어줘야 하는데 전원이 하나라면 난감하잖아요. 따라서 패밀리카를 구매할 때는 차량용 전원이 많이 달린 차를 찾는 게 좋습니다. 


다행히 최근 출시 차량들은 대개 두 개 이상의 파워아울렛을 장비하고 있고 스마트 기기 충전에 특화된 USB 충전기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중형급 이상에서는 뒷좌석 전용 파워아울렛도 따로 마련해두고 있는 추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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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SUV나 왜건은 트렁크에까지 파워아울렛을 두고 있는데 이것 역시 제법 쓸모가 많습니다. 캠핑 때 여기 달린 전원에서 전기를 끌어다 쓰는 게 유용하기 때문이죠. 아울러 가정용 전원을 그대로 꽂을 수 있는 220V 인버터를 장비하고 있는 모델도 있는데, 이 역시 가족용 차의 가치를 드높이는 장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자동차 역시 패밀리카 뿐만 아니라 캠핑용으로도 적합한 싼타페와 맥스크루즈에서 220V 인버터를 제공하고 있지요.



넷, 뒷문을 열고 닫아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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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살 때 도어의 형상이나 개폐성을 체크하는 분, 혹시 있으신가요? 그저 혼자 탈 차라면 이게 별거 아닐 수 있지만 가족용 차에서는 이른바 ‘제로백’보다 도어의 만듦새가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특히 뒷문이 그렇습니다. 웬만한 차들은 앞문의 승하차성이 나쁜 경우가 거의 없지만 뒷문은 좀 얘기가 달라져요. 겉보기엔 멀쩡해 보이는데 개폐 각도가 작아 짐을 넣고 꺼내기 불편하다던가, 도어의 형상 때문에 타고 내릴 때 발이나 머리가 걸리기도 하죠. 특히 최근에는 쿠페 성향의 디자인을 추구함에 따라 루프가 납작한 차들이 많아져 이게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아이를 뒷좌석에 태우고 내려줄 때마다 머리를 쿵쿵 찧는다면 얼마나 불편할 것인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말하자면 독특한 C필러 형상을 아이덴티티로 강조하는 독일 B사의 뒷문은 뾰족하게 튀어나온 모양 때문에 여기에 가슴팍을 부딪치기 일쑤였습니다. 아울러 예전 S사의 자동차는 문이 한 번에 닫히지 않아서 꼭 다시 열었다가 닫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기도 했죠. 따라서 여러분이 가족용 차를 고를 때는 반드시 뒷문으로 타고 내리면서 불편함은 없는지 확인하는 게 필요합니다.



다섯, 수리비보다 ‘부품가’를 꼼꼼하게 챙겨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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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구매 시 경제적인 관점에서 주로 고려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차량 자체의 가격일 겁니다. 더 깊게 들어간다면 AS나 수리비(공임+부품가)를 따져보기도 하죠. 패밀리카를 고르는 또 하나의 팁은 이 가운데 ‘부품가’를 자세히 챙겨보는 겁니다. 더 정확히는 내장재 부품가를 확인하는 게 좋아요. 

특히 자녀가 영유아일 경우 도어 트림이나 1열 시트 뒤판 등에 생채기를 내기 쉬운데, 이렇게 되면 보기에 안좋을 뿐만 아니라 되팔 때 손해도 크지요. 하지만 만약 내장재 부품을 새것으로 갈아버린다면? 간단히 다시금 새 차처럼 만들 수 있잖아요. 물론 이 작업을 실행함에 있어 관건은 부품의 가격일 테지만요.

실제로 일부 차량은 내장재 부품가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비싸기도 합니다. 특히 가장 많이 상처가 나는 1열 시트 뒤판은 일부 차량의 경우 20만원을 넘기기도 하더라고요. 물론 대부분의 국산차는 이 부분에서 자유로운 게 사실. 현대자동차를 예로 들자면 저렴한 모델의 경우, 1만원 안쪽에서 처리할 수도 있죠. 교체도 아주 간단해 DIY로도 가능한 수준이라 공임을 논하는 게 무의미할 지경이고요. 도어트림도 마찬가지. 특정 모델은 100만원을 넘기는 일도 있지만 저렴한 경우 10만원 언저리에서 살 수 있습니다. 결국 생채기가 날 만한 내장재 부품의 값을 차량 구매 전에 미리 체크함으로써 관리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으니, 패밀리카를 고를 때 이 부분을 따져보는 게 좋을 겁니다.



여섯, 후석 전용 편의장비와 사이드에어백 유무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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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메이커가 제공하는 ‘옵션표’에는 수많은 용어가 나열되어 있어 정작 중요한 걸 놓치기 쉽습니다. 요컨대 ‘1열 열선시트’라고 기재되어 있을 경우, ‘아, 이 차에는 열선이 들어 있구나’라고 여긴 채 넘어가기 일쑤지요. 사실 웬만한 국산차라면 1열 편의 및 안전장비는 충분한 궤도에 올라 있는 게 사실입니다. 열선 스티어링 휠, 시트 통풍 기능은 물론이고 정면 에어백과 시트 옆면의 사이드에어백, 창문 쪽의 커튼에어백도 기본으로 탑재된 차가 많거든요.

반면 후석은 얘기가 다릅니다. 센터 콘솔 쪽의 후석 전용 에어 벤트가 트림에 따라 빠지기도 하고 열선 역시 등급에 따른 차별화가 심하거든요. 또 같은 후석 열선 적용 모델일지라도 어떤 차는 방석 쪽에만 열선 패드가 들어가는가 하면 다른 차는 등받이 부분까지 열선이 깔린 경우도 있으니 브로슈어 상의 이미지를 통해 이를 따져보는 게 필요합니다. 아울러 후석용 컵홀더가 적절한 곳에 달려 있는지, 커튼은 장비되는지, 매트를 고정하는 고리 또는 단추가 달려 있는지도 확인해보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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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관련해서는 2열 시트 옆면을 찢고 나오는 ‘사이드에어백’을 체크하세요. 대부분 에어백 탑재 여부를 표현할 때 ‘사이드&커튼에어백’이라고 표현하지만, 실상은 앞좌석에만 사이드에어백이 장비되고 있는 게 수두룩해요. 이를 확인하는 게 헷갈린다면 이런 팁도 있습니다. 만약 에어백이 6~7개 달려 있다면 사이드에어백이 앞좌석에만 달려 있을 가능성이 크고 8개 이상 들어 있다면 뒷좌석까지 사이드 에어백이 탑재되었을 거라고 기억하시면 됩니다.



일곱, 시승 시 뒷좌석까지 타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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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는 직접 시승해 본 뒤 구매하는 게 좋습니다. 이동해야 하는 제품이기에 운전대를 잡았을 때의 느낌이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이처럼 사전 시승을 할 때는 앞좌석 시승뿐만 아니라 뒷좌석에서의 시승도 필수적으로 진행하는 걸 권합니다. 특히나 패밀리카를 고르는 입장이라면 이는 필수적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유가 뭐냐고요? 앞좌석에서 느끼는 것과 뒷좌석에서 느끼는 자동차의 인상이 상당히 다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제 경험상으로도 그런 차들이 많았어요. 운전할 때나 동반자석에 앉았을 때는 무척 편한데 뒷좌석 승차감이 쿵쾅거린다거나 뒷자리 바닥 쪽에서만 유독 큰 소음이 들어오는 차들이 있었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건 동행한 가족의 의견을 듣는 것보다 직접 뒤에 타보는 게 좋다는 겁니다. 이렇게 해야만 같은 기준 아래서 1열과 2열의 시승감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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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일곱 가지 꿀팁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혼자, 또는 연인과 함께 탈 차를 고르는 입장이라면 지금까지 언급한 일곱 가지 얘기들을 깔끔히 잊어도 됩니다. 반면 가족용 차를 고를 때는 위의 조건들을 반드시 기억해야 돼요. 사실 요즘은 자동차들이 워낙 상향평준화 되어 있기에 운전자 입장에서는 웬만해서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다른 탑승자까지 만족할 수 있는 차를 고르는 건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죠. 하지만 포기하지 마세요. 위의 일곱 가지 ‘꿀팁’들을 따져본 다음 차를 구매한다면 어느새 나와 내 가족 모두가 언제나 만족할 수 있는 차를 갖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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