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정상현(자동차 저널리스트)



휴가전 점검


독자 여러분께서는 이번 휴가 때 어디로 향할 예정이신가요?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여름 휴가. 하지만 자동차는 여름휴가가 그다지 반가운 시간이 아닙니다. 휴가는커녕 오히려 ‘혹서기 훈련’에 가깝죠. 트렁크를 가득 채운 짐, 뒷좌석까지 가득한 승객들, 높은 흡기온으로 인한 출력 저하, 정체 구간의 반복 등 연중 가장 가혹한 조건이라고 해도 무방할 겁니다. 따라서 힘든 여정을 앞둔 자동차를 위해 우리는 휴가 떠나기 전부터 차의 상태를 꼼꼼히 체크해야 합니다. 휴식과 즐거움으로 가득해야 할 여름휴가가 차량 트러블로 틀어지지 않도록 말이죠.


휴가전 점검

 

모든 양산차는 대한민국의 여름보다 훨씬 더 가혹한 환경에서 충분한 혹서기 테스트를 거쳐 만들어집니다. 그렇기에 웬만해서는 차에 문제가 생길 일이 없는 게 사실. 평소 꾸준하게, 제대로 정비를 받아온 차량이라면 더욱 그렇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가 때마다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의 사용 빈도가 높아지는 걸 보면 ‘누구에게도 예외는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휴가전 점검


이번에는 ‘휴가 떠나기 하루 전날, 30분 만에 끝낼 수 있는 자동차 셀프 점검 방법’을 들고 왔습니다. 휴가를 앞두고 차량 정비를 받지 못했다면 지금부터 소개하는 간단한 차량 점검법을 따라 자신의 자동차를 점검해보세요. 이로써 안심하고 휴가를 떠난다면 올해도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테니까요.



소요시간 10분 - 엔진을 식히는 ‘냉각수’의 점검 및 보충


일부 올드카를 제외한 대부분의 차는 99% ‘수랭식 엔진’을 달고 있습니다. 즉 ‘물’로써 엔진을 식힌다는 뜻이지요. 엔진 내부에 나 있는 전용 통로를 물이 순환하며 폭발 열기를 식히고, 이에 따라 엔진이 최적의 온도에서 제 성능을 낼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이런 작용을 하는 물이 바로 냉각수(또는 부동액)라고 일컬어지는 거죠.


휴가전 점검

[여름에는 계기판의 수온 게이지를 자주 봐주세요] 


만약 엔진을 식히는 일을 하는 냉각수가 제 역할을 못 하면 엔진이 오버 히트(over heat)하게 될 게 분명합니다. 특히 기온이 높은 휴가철에는 이러한 냉각수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게 사실. 냉각수에 불순물이 있어 물길에서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다거나, 그 양이 적다면 엔진을 효율적으로 식혀줄 수 없을 테니 철저히 점검하고 보충해야겠지요. 위의 사진처럼 H와 C의 중간 살짝 아래에 있으면 정상, 이 수치를 넘기면 엔진이 과열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휴가전 점검


냉각수의 ‘교체’는 직접 하기 어렵습니다. 정비소의 도움을 받아야 하죠. 그러나 ‘상태 점검 및 보충’은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상태를 볼 때는 라디에이터 캡(빨간 부분)이나 냉각수 보조 탱크를 열어 맨눈으로 확인하면 그만이거든요. 그 색깔이 초록색을 띠고 탁하지 않다면 오염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되고 부유물이 있거나 혼탁하다면 가급적 빨리 교체하면 될 일입니다. 여기서 주의점은 엔진이 뜨거울 때(냉각수 온도가 높을 때) 라디에이터 캡을 열지 않는 것. 이럴 경우 냉각수가 튀어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라디에이터 캡을 열 때는 확 돌려 열지 말고 마치 마구 흔들어진 막걸리병의 뚜껑을 열 듯 천천히 열어야 하지요. 이때 유용한 장갑은 늘 준비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휴가전 점검

냉각수의 보충은 냉각수 보조 탱크(파란 부분)의 냉각수량이 L선보다 아래에 있을 때 실시합니다. 차량마다 다르지만 대게 검은색 뚜껑에 ‘COOLANT’라고 적혀 있거나 사진처럼 뜨거울 때 열지 말라는 표시가 되어 있어요. 여기서도 주의할 점은 주입하는 행위 자체보다 어떤 걸 냉각수로 쓸 수 있냐는 것.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생수나 지하수는 부적합하기 때문이죠. 그에 포함된 미네랄 성분이 라디에이터를 부식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간편하게 ‘수돗물’을 주입하거나 약국에서 증류수를 사서 넣어주는 게 좋습니다. 다만 이렇게 냉각수에서 물의 비중이 높아질 경우 겨울에 냉각수가 얼게 될 수 있으니 겨울이 되기 전 부동액을 주입, 냉각수의 어는점을 낮춰주는 게 필요합니다.



소요시간 5분 - 엔진오일 점검 및 보충


엔진 내부 부품의 마찰을 줄이고 내부 온도를 낮추어주는 것. 엔진오일의 여러 역할 중 가장 대표적인 두 가지인데요. 이러한 중책을 맡고 있는 까닭에 우리는 엔진오일의 상태와 양을 주기적으로 점검해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엔진오일의 점도(상태)를 직접 체크하는 건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혹자는 색깔이나 손끝에서 느껴지는 점성으로 판단한다지만 둘 다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는 없지요. 가장 좋은 건 매뉴얼의 교환 주기를 철저히 따르는 것이며,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엔진오일의 ‘양’을 체크해 오일이 줄었다면 보충하는 것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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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부분은 체크용 딥스틱, 노란 부분은 주입구입니다]


엔진오일양 체크는 시동을 끈 후 3시간 이후 실시하는 게 좋습니다. 엔진오일이 오일팬 바닥까지 가라앉아야 오일양을 제대로 판단할 수 있는데 여기까지 적어도 세 시간은 걸리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복잡한 엔진룸에서 엔진 쪽에 꽂힌 딥스틱을 찾는 것. 다행히 눈에 확 띄는 노랑이나 빨강의 유색 꼭지에 ‘ENG OIL’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니 유심히 살펴보면 쉽게 발견 가능할 것입니다.


휴가전 점검

[사진처럼 F보다 살짝 아래에 머무는 게 이상적입니다]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딥스틱을 쭈욱 뽑아내어 끝부분의 오일을 닦아내고, 다시 끝까지 꽂아서 뽑은 뒤 엔진오일이 L과 F선 사이에 묻어나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만약 L선보다 아래에 있거나 아예 찍혀 나오지 않는다면 즉시 오일을 보충하는 게 필수. 오일 보충 때는 기 주입된 오일과 동일한 제품 및 점도의 것을 사용하는 게 중요하며, 이른 시일 내에 정비소를 찾아 오일 누유 여부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소요시간 5분 - 타이어 마모도와 공기압 체크


타이어의 공기압은 항상 적정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보통 29~35psi가 제시되고 있지요. 그러나 이를 눈으로 확인하는 건 불가능한 일. 이를 위해서는 약 1만원이면 구매할 수 있는 휴대용 공기압 측정기를 차에 두거나 주유소나 셀프세차장, 고속도로 휴게소에 마련된 타이어 공기압 측정주입기를 활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타이어 공기압과 관련된 내용은 이전 글 ‘타이어 공기압 관리, 절대 잊지 마세요’를 확인하시면 더욱 정확히 보실 수 있습니다.


▶  타이어 공기압 관리, 절대 잊지 마세요 

 

휴가전 점검


마모도 체크의 경우는 공기압과 달리 맨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 타이어의 홈은 대개 8~9mm 깊이로 파여 있는데, 만약 이게 2~3mm 수준까지 얕아져 있다면 교체 시기가 도래한 것이므로 주의 운전이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 빗길에서 수막현상이 발생, 주행안정성이 현저히 나빠질 수 있고 제품에 따라 마른 노면에서도 그립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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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전날 이를 교체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상황이 이러하다면 한층 주의 운전이 필요하다는 얘기지요. 한편 타이어 마모율을 체크할 때는 바퀴 하나만 보지 마시고 전후좌우 4개의 타이어를 모두 점검하는 걸 추천합니다. 구동 바퀴나 자주 다니는 도로 상황에 따라 타이어마다 마모율이 차이를 보일 수 있으니까요.



소요시간 1분 - 에어컨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


에어컨 없이 휴가철 도로 위를 달리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특히 탑승 인원이 늘면 더욱 덥고 불쾌하다 느껴질 수 있으니 에어컨과 관리의 중요성은 한층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휴가전 점검

[A/C 모드에서 찬 바람이 잘 나오는지 확인하세요]


에어컨 작동 점검은 공조장치의 온도조절기를 저온으로 맞춘 뒤 ‘A/C’ 버튼을 눌러 찬 바람이 시원하게 나오는지를 확인하도록 합니다. 만약 바람의 세기가 약하다면 블로워 모터의 고장이나 향균필터의 여과능력 저하를 의심해 보아야 하는데요. 가장 흔한 경우는 향균필터의 문제이므로 DIY로 간단히 필터를 교체해주거나 휴가 출발 전 가까운 정비소에 들러 필터를 교환(현대자동차 기준 소요시간 10분 이내)하는 걸 추천합니다.

만일 미지근한 바람이 나온다면 이때는 냉매가 부족하거나 콤프레셔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는 자가 정비가 불가능하므로 정비소를 찾아야 합니다. 설령 휴가를 미루게 될지라도 말이죠. 만약 에어컨을 고치지 않은 채 휴가를 떠난다면 일정 내내 가족들의 원성을 들을 가능성이 높을 테니까요.



점검 3분, 교체 15분 - 전조등, 안개등, 제동등의 정상 작동 여부 체크


 

휴가전 점검


강원도 쪽의 국도나 시내는 우리의 예상보다 더 어둡습니다. 대낮처럼 환한 도심의 밤과는 다르지요. 사실 서울에서는 전조등 한쪽이 나가도 운전하는 데에 별다른 지장이 없지만 지방 쪽에서는 낭패를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행 전 전조등이 제대로 들어오는지, 악천후 시 본인 차량의 위치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안개등’은 제대로 점등되는지 모두 체크하도록 합시다.


 

휴가전 점검


아울러 미등을 켰을 때는 물론이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을 때 불이 잘 들어오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양쪽 모두 들어오지 않는 건 ‘자살행위’나 다름없으며, 한쪽만 점등된다 해도 후행 차량이 이륜차로 오인하거나 아예 보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한편 일반 할로젠 타입의 경우는 마트 등에서 벌브를 구해 직접 교환 가능하지만 LED나 HID 광원일 경우 정비소를 통해 수리하는 게 적절한 방법인 것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소요시간 5분 - 와이퍼 상태 점검 및 교체


와이퍼 교체는 자동차 경정비를 통틀어 가장 난이도가 낮은 축에 속합니다. 하지만 이처럼 간단한 일이라도 막상 시간을 내어 교체하는 건 귀찮은 일이지요. 이번 기회에 어차피 차량을 점검하는 거, 와이퍼까지 함께 체크하는 건 어떨까요? 갑작스레 비를 만났을 때 쾌적한 시야 확보로 가족 모두의 안전을 챙길 수 있을 테니까요.


휴가전 점검


평소 와이퍼가 잘 닦이지 않았다거나 뿌드득거리는 잡소리가 났다면 교체 시기가 도래한 거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교체를 위한 새 와이퍼는 근처 대형 마트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으니 DIY에 도전해 보도록 합시다. 그 방법과 차종별 사이즈는 신품 와이퍼 포장재 뒷면에 붙어 있으므로 사전 정보가 없어도 어렵지 않을 거예요. 이렇게 직접 교체하면 정비소에서보다 30~50%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요.



마지막 팁!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 연락처를 미리 확인합시다


이처럼 사전 점검을 철저히 했더라도 예기치 못한 고장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 이때는 결국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의 도움을 받는 게 필요할 텐데요. 긴급상황이 발생하고 나서 보험사의 연락처를 검색하는 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일이니 미리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를 확인하고 그 회사의 긴급출동 서비스 연락처를 저장해 두는 센스를 발휘합시다.


휴가전 점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면 즉시 보험사에 긴급출동을 요청하세요]


참고로 국내 보험사는 견인을 시작으로 타이어 펑크 수리, 비상 급유, 배터리 충전, 라디에이터 캡 교환, 각종 등화류 교환(할로젠 타입), 퓨즈 교환, 오일 보충 등의 서비스를 제공(회사마다 조금씩 상이함)하고 있습니다. 결국 웬만한 문제는 모두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국내 자동차 보험사의 긴급출동 서비스 연락처는 아래를 참고하세요. 음성안내에서 대부분 1번을 누르면 ‘고장으로 인한 긴급출동 신청’이고 2번이 ‘사고 접수’에 해당한다는 것도 작은 팁이 될 수 있겠습니다.


현대해상 1588-5656

삼성화재 1588-5114

동부화재 1588-0100

롯데손해보험 1588-3344

한화손해보험 1566-8000

흥국화재 1688-1688

AXA 다이렉트 1566-1566

MG손해보험 1588-5959

KB손해보험 154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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