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트럭(이하 트럭)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 트럭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물론 건설 현장, 물류 수송 등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엄밀히 그건 트럭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트럭의 쓸모에 관한 것이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기껏해야 2,000kg 남짓한 승용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제원 및 특성을 지닌 거대한 세계, 트럭을 탐험해보고자 한다.

 

 

인력을 대신하는 힘센 바퀴

 

트럭의 어원은 바퀴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트로코스’에 있다. 이는 쇠로 된 바퀴를 의미하는 라틴어 ‘트로첼리아’로 옮겨갔고, 17세기에는 영어에서 ‘트로켈’이라는 명칭으로 자리잡았다. 트로켈은 무거운 물건을 움직이는 작은 바퀴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는데, 이는 영국군의 배 위에서 무거운 함포를 용이하게 옮기는 데 쇠로 된 작은 바퀴가 사용되었던 까닭이다. 즉 인력을 대신해 무거운 물건을 쉽게 옮긴다는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이렇듯 트럭의 의미는 화물이나 물품의 적재까지를 포함한다. 따라서 동력을 발휘하는 주체로서는 트랙터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트랙터 하면 농기계를 떠올리지만, 견인차라는 의미로 넓게는 트럭 차량 전반을 가리키는 용어이기도 하다.

 

 

 

 

차원이 다른 파워트레인

 

트럭의 파워트레인은 일반적인 자동차와는 별개의 영역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자동차제조사에서 생산되는 중형 트럭을 제외하면 대부분 디젤 엔진을 사용하는데, 일반적으로 배기량은 10리터(10,000cc)를 훌쩍 넘는다. 이를 기반으로 500hp를 넘어가는 최고 출력과 200kg·m를 넘는 최대 토크를 구현한다.
 
파워트레인의 또 다른 핵심인 변속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트럭의 구동 방식을 먼저 알아볼 필요가 있다. 트럭의 제원이나, 혹은 차체 옆면을 보면 ‘6X4’, ‘8X4’ 등의 표기를 볼 수 있다. 이 의문의 수식은 4륜 구동 자동차 측면의 ‘4X4’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앞쪽 숫자는 바퀴의 개수, 뒤쪽 숫자는 구동 바퀴 수다. 따라서 ‘6X4’ 방식은 6개의 바퀴 중 4륜 구동, ‘8X4’는 8개의 바퀴 중 4륜 구동을 말한다. 참고로 10월 초에 열린 유럽 최대의 상용차 박람회, 제66회 IAA(International Automobil Austellung)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8X8의 구동 방식을 선보이는 등, 트럭의 구동 방식에도 변화가 진행 중이다.

 

 

트럭의 변속기는 이런 구동 방식을 감안하되, 효율과 안정성까지 갖추어야 한다. 기어의 단마다 안정적인 엔진 회전수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어비도 촘촘한 한편, 동력 전달도 끊김이 없어야 한다. 그래야 급작스러운 움직임으로 인한 적재물 낙하 등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며, 효율도 담보할 수 있다. 승용차에는 9단, 10단의 다단 기어를 장착하는 것이 비교적 최근의 화제이나, 트럭에는 이미 10단 이상의 기어가 장착되어 왔던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트럭의 변속기는 20세기까지 수동변속기가 일반적이었으며, 지금도 수동 변속기를 장착한 기종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트럭이 수동변속기를 채용해온 까닭은, 동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한편, 적재할 화물 외에 부담해야 할 중량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트럭의 수동변속기에는 기어와 기어 사이를 연결하는 싱크로나이저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ECU의 기능이 발전하면서, 구동력 손실을 최소화한 자동변속기도 등장했다. 특히 유럽의 벤츠나 볼보, 스카니아, 만 등은 인공지능이라 불릴 만큼 정밀화된 계산 시스템을 갖춘 자동변속기를 채용하고 있다. 이 때 기어 마모를 방지 하기 위해 기어를 유성 액체 속에 띄우는 토크 컨버터를 응용한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현대자동차에서 생산하는 엑시언트 트럭의 경우, 미국 앨리슨 사의 변속기와 독일 ZF의 자동 12단(수동 16단) 변속기 등을 채택하고 있다. 참고로 앨리슨이 GM의 디비전이었던 1990년대 초, 국내 한 기업이 자동변속기 공급권을 따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많이 싣고 효율적으로 달려라

 

일반적인 자동차들의 사명은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멈추는 것이다. 트럭은 이를 기반으로, 많은 중량을 버텨내면서도 효율적으로 달리는 임무까지 수행해야 한다. 건설업이 됐든, 물류업이 됐든 트럭의 목적은 경제성의 구현인 까닭이다.
 
덤프 트럭, 카고 트럭, 트레일러를 막론하고 트럭은 측면으로 감당해야 할 비틀림의 에너지가 크다. 따라서 트럭은 프레임 섀시를 선택해 최대한의 강성을 구현하도록 설계된다. 그러면서도 중량은 줄여야 한다. 따라서 트럭의 프레임은 사다리 모양으로 이루어져, 무게의 증가는 최소화하되 강성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바퀴와 차축에도 지지력의 극대화와 효율화 전략이 적용된다. 6X4 방식이나 8X4 방식에서 조향을 맡는 운전석 아래의 두 바퀴를 제외하고는, 한 쌍의 바퀴를 두는 복륜 방식을 택하고 있다. 트럭은 적재물로 인해 뒤쪽에 걸리는 하중이 큰 까닭이다. 트럭의 후륜 휠의 모양이 내측으로 움푹 들어간 형태의 디스크 휠인 것도 이러한 하중을 효과적으로 지지하기 위함이다. 이 휠과 더불어 복륜 방식은 트럭 자체의 무게와 적재물의 무게를 분산시키고 지지력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그런데 측면에서 볼 때도 바퀴 2열이 한 쌍으로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두 바퀴는 각각 별도의 축을 갖고 있는데, 이를 탠덤 액슬(축)이라고 한다. 탠덤은 2인용의 자전거, 혹은 두 필의 말이 끄는 마차를 뜻한다. 복륜을 두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축 역시 고중량의 적재물을 지지하기 위한 선택이다. 하지만 짐이 비어 있는 경우, 너무 많은 타이어에 마찰력이 오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따라서 볼보와 같은 제조사는, 짐이 없는 경우에는 자동으로 이 탠덤 액슬을 분리해 이를 위로 들어올려 마찰 및 구동 저항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대형 트럭의 서스펜션은 일반 승용차와 같은 코일 스프링의 멀티 링크 방식이나, 스트럿 등은 안정성의 문제로 인해 적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서스펜션 타입은 리프 스프링이나 파라볼릭(접시형) 스프링, 혹은 전자적으로 통제되는 강력한 에어 서스펜션을 사용한다.

 

 

캡과 조종석?

 

운전자를 태우는 공간을 트럭에서는 캡이라 한다. 캡의 형태는 엔진의 위치와 운전자 탑승 공간의 구조에 따라 나뉜다. 컨벤셔널, 혹은 아메리칸 캡이라고 불리는 구조는 승용으로 쓰이는 픽업 트럭과 같이 엔진 뒤에 탑승 공간이 위치한다. 그 외 대부분의 트럭들의 캡은 ‘캡 오버 엔진’, 혹은 ‘플랫 노즈’라고 불리는 방식으로 운전석 아래에 엔진을 두는 구조다. 여기서 운전자와 동승자를 위한 좌석만 있는 데이캡, 운전석 뒤쪽에 침대처럼 누울 공간이 있는 슬리퍼 캡이 나뉜다. 특히 장거리 이동이 많은 미국이나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는 슬리퍼 캡이 운전자의 안전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유명 트럭제조사 고급 기종의 경우에는 이 공간이 작은 호텔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아늑하게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캡 안에서 중심이 되는 공간은 조종석이다. 트럭은 단순히 운행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적재물의 상, 하차 등을 모두 관리해야 하기에 조종석이라는 명칭이 더 어울린다. 승용차의 센터페시아에 해당하는 패널이 운전자 쪽을 향해 비스듬한 각도를 이루고 있는 것도 그러한 명칭에 어울린다. 이 패널에는 자동차의 구동이나 변속을 하중 상황에 따라 통제할 수 있는 기능들이 다양한 버튼으로 구현되어 있다. 현대자동차 트라고 엑시언트의 경우 적재 상태와 노면 상태를 고려해 엔진 회전수를 가장 낮게 구현할 수 있는 변속기 단수를 유지하는 기능을 버튼으로 선택할 수 있다. 또한 볼보와 같은 경우는 이 공간에 버튼식 파킹 브레이크를 포함해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 차량을 감지하는 장치 등의 안전 설비 버튼을 구현했다. 이와 조금 다른 경향으로, 또 다른 유럽 트럭의 명가인 르노는 버튼 수를 줄이는 대신 터치 스크린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트럭도 이제는 친환경이다

 

2013년에 도입된 유로6는 디젤 엔진 배기가스 속의 질소산화물을 이전 대비 80% 감축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따라서 트럭들은 요소수를 사용해 배기가스 속의 질소산화물을 질소와 산소 분자로 분해하는 선택 환원촉매 방식(SCR)을 적용해 이에 대응한다. SCR 방식은 별도의 요소수 저장 공간이 필요한 장치인 만큼 원래 대형 차량에 더욱 적합했으며, 따라서 각 제조사들은 이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 따라서 계기반에 요소수 용량이 함께 표기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요소수를 주입하는 승용차 계기반에는 특별히 보이지 않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결국 화석연료가 아닌 전기 에너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데 제조사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올해 10월 초에 열린 66회 IAA에서도 유럽의 각 제조사들은 순수 전기 트럭을 앞다투어 선보이는 등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실 상용차말로 산업의 변화를 최전선에서 반영하는 자동차들이다. 그런 만큼 첨단 스포츠카 못지 않게, 일반 승용차에 경량화, 연비 개선, 변속기 테크놀로지의 진화 등 여러 면에서 영감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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