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사진 I 유정열(여행작가)



울릉도는 우리나라에서 7번째로 큰 섬입니다. 동해에 있는 유일한 유인도이죠. 울릉도에는 세 가지 없는 것이 있습니다. 도둑과 공해 그리고 뱀입니다. 또한 다섯 가지 많은 것이 있는데요. 물과 미인, 돌과 바람 그리고 향나무입니다. 이것만으로도 육지와 다른 울릉도의 매력을 알 수 있는데요. 자연 그대로의 매력을 간직한 곳, 울릉도에서 그 다름을 알기 위해 유람선을 타고 섬을 한 바퀴 돌아보고 수직의 절벽에 난 산책로를 걸으며 커피를 마시면서 울릉도의 역사문화도 살펴보겠습니다.



바다에서 울릉도 바라보기, 유람선 투어


[검붉은 화산재로 이루어진 절벽, 태초의 땅을 걷는 기분이 든다]


일출을 보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지만 해는 구름 속에 가려 보이지 않았습니다. 대신 묵직한 구름이 짙푸른 바다 위에 널리고 그 틈으로 빛이 쏟아지는 풍경을 만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풍경이죠. 일찍 일어난 다른 이유로는 유람선을 타기 위해서입니다. 숙소에서 항구까지 5분 동안 투싼을 타고 바라본 일출은 한 편의 CF, 영화 속 기분이었습니다.



[구름이 연출한 울릉도의 장엄한 아침, 대아리조트에서]


동해에서 화산분출로 솟아오른 울릉도는 대부분 봉우리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지리산 9부 능선에 마을이 있고 사람들이 모여 산다고 할까요? 당연히 경사가 급한 지형일 수밖에 없습니다. 산세가 험해서 농사를 짓기도 소나 기계의 힘을 빌려 밭을 일구기도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지형은 바다에서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유람선은 도동항에서 출발합니다. 배가 출발하면 갈매기들도 덩달아 따라옵니다. 관광객들은 새우깡을 주며 좋아합니다. 유람선을 타면 울릉도에 대한 안내방송을 들을 수 있는데요. 교과서 같은 안내방송이지만 우리가 모르는 섬 풍경의 설명은 꽤 만족스럽습니다.



[갈매기와 함께하는 유람선 투어]


도동항을 출발한 유람선은 사동마을을 지나며 흑비둘기 서식지, 울릉도 최대숙박시설인 대아울릉리조트를 지나면서 천천히 울릉군 서면으로 진입합니다. 가두봉을 지나면 전날 보았던 통구미마을과 거북바위, 가재굴 바위를 만납니다. 이어서 남양마을과 투구봉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울릉읍과 서면의 경계에 있는 가두봉]


남양마을을 지나면 한국 10대 비경인 대풍감이 드러납니다. 대풍령전망대에서 내려다볼 때와는 전혀 다른 풍경입니다. 이곳에 대풍감 절벽에 배를 묶어두고 바람을 기다렸다가 바람이 불면 닻을 올려 한 달음에 갔다고 하니 날씨와 배가 달라서인지 잘 실감 나지 않습니다. 대풍감의 웅장한 바위 절벽을 천천히 지나면 현포항과 노인봉이 등장하고 그다음 추산의 송곳봉과 공암이 등장합니다.



[대풍감을 지나면 현포항과 노인봉, 송곳봉이 차례로 나타난다]


[송곳봉과 노인봉을 지날 때, 마침 일제히 날아드는 갈매기]


공암은 코끼리 바위로 주상절리가 파도와 바람에 깎이고 다듬어져 마치 코끼리 가죽처럼 보입니다. 코를 바다에 박고 있는 코끼리는 평생 바닷물만 마시고 살아왔습니다. 코 위에 패인 데가 마치 눈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더 실감이 납니다. 


 

[공암은 영락없이 물가에서 물을 마시는 코끼리의 모습이다]


송곳봉을 지나면 가위 모양을 한 바위가 바다에 우뚝 서 있습니다. 그다음 세 선녀가 돌로 변했다는 삼선암을 지납니다. 울릉도 3대 절경 중 제1경입니다. 삼선암에는 세 선녀에 대한 전설이 내려오는데요. 옛날 세 선녀가 이곳 풍경에 반해 자주 목욕을 하며 놀았습니다. 열중한 나머지 하늘로 올라갈 시간을 놓치는 바람에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사 그대로 바위가 되었다는데요. 그 중 막내 바위는 더 놀기를 졸라 시간을 놓친 주인공이어서 옥황상제의 노여움을 가장 많이 받아 풀도 자라지 않는 바위가 되었답니다. 



[왼쪽이 가위바위고 그 옆에 삼선암이 겹쳐진 채로 모습을 드러낸다]


파도가 조금 높아지며 날씨는 변화무쌍하게 바뀌어 갑니다. 삼선암을 지나면 관음도입니다. 이 관음도는 육지에서는 볼 수 없는 관음 쌍굴을 바다에서 볼 수 있습니다. 옛날 해적들이 살았다고도 하고 굴 안의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마시면 장수한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관음도의 관음쌍굴, 수직의 주상절리로 고대 신전 같다]


저동항을 지나 도동항에 도착하면 약 1시간 50분, 울릉도 한 바퀴 돌아보는 여행이 끝납니다. 해상관광은 울릉도의 모습을 바다에서 보는 것으로 매력이 있습니다. 울릉도의 풍경이 입체적으로 마음에 담기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절벽 산책길, 행남해안산책로


유람선에서 내려 이른 점심을 먹은 후 산책에 나섰습니다. 울릉도에는 아름다운 산책길이 몇 있습니다. 그중 가장 유명한 산책로가 도동항에서 행남등대까지 다녀오는 행남해안산책로 입니다. 암초에 따라 분홍빛으로도 보이고 에메랄드빛이었다가 점점 짙어져 검푸른 빛까지 뽐내는 바다와 해식동굴, 기묘한 화산지질, 넘실대는 흰 파도 등 눈앞에서 울릉도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산책은 약 1.51km에 왕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힘들이지 않고 울릉도의 비경을 둘러보는 행남해안산책로]


도동항 여객선터미널 뒤편에 연결된 계단에서부터 산책은 시작됩니다. 굴곡진 절벽에 난 길은 해식동굴을 통과하며 지나는데요. 울릉도 화산섬의 지질을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굴을 통과하면 용궁이라는 해산물 야외 횟집이 있습니다. 색소폰 연주가 들리는 이곳에서 몇몇 관광객들이 전복과 소라와 성게 그리고 자연이란 안주에 술 취할 겨를 없이 풍경 속으로 스며듭니다.



[파도가 만들어 놓은 해식동굴과 용암이 굳어 형성된 절벽]


이곳을 벗어나면 본격적으로 바다를 곁에 두고 걷게 됩니다. 절벽은 화산의 모든 지질을 감상하는 전시장입니다. 구멍이 숭숭 뚫린 절벽에서 다양한 돌들이 뒤섞인 것, 파도에 할퀴어 패인 자국 등 천차만별입니다. 절벽을 따라 걷는데 정호승 시인의 ‘절벽에 대한 몇 가지 충고’가 떠오릅니다. 절망보다 꿈을 노래한 시인의 마음이 엿보이는 시죠.



‘절벽이 보이거든 그만 절벽이 되어라 / 절벽 아래로 보이는 바다가 되라’


이러한 절벽에도 생명은 자랍니다. 바로 울릉도 왕해국입니다. 보랏빛을 띤 왕해국은 참 예쁩니다. 해국과는 달리 잎이 크고 두터워서 왕해국인데요. 절벽에 듬성듬성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웠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은은한 향기에 기분도 좋아집니다. 



[오랜 세월을 견딘 화산암들과 그곳에 기대어 사는 왕해국]


태풍으로 무너진 길은 다시 연도교로 이어져 있고 이 구간을 벗어나면 행남마을입니다. 여기서 대나무 숲을 통과해 약 400m 정도를 지그재그로 오르면 또 다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집니다. 가을의 꽃 털머위입니다. 행남등대 일대는 털머위 자생지로 산 전체가 털머위로 뒤덮여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나무 숲을 가득 메운 털머위는 국화과로 독성이 있다]


생김새와 어울리지 않는 이름의 털머위는 예쁜 노란 꽃입니다. 꽃말이 ‘한결같은 마음’인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꽃을 피웠습니다. 제가 다년간 때는 아직 만개할 시기가 아니었습니다. 순차적으로 개화해 10월 말쯤이면 노란 세상이 될 것이라 합니다.



[소풍 나온 유치원생 같은 털머위와 행남등대로 가는 길]


털머위 군락지에서 이정표를 따라 조금 더 가면 행남등대입니다. 정식명칭은 도동등대로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면 전망대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저동항과 복저바위, 죽도와 저동해안산책로가 연이어 보입니다. 날씨가 화창하면 성인봉 정상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등대에서 나오는데 등대 지킴이인 강아지 두 마리가 좀처럼 떨어지려 하지 않습니다. 쓰다듬고 물과 간식을 주며 놀다가 아쉬운 작별을 했습니다.



[행남등대 전망대에서 본 어업전진기지 저동항과 촛대바위]


 

[행남등대에서 강아지 두 마리, 사람을 반기는 등대견이다]


산책은 행남등대까지로 다시 도동항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원래 등대를 둘러보고 소라계단~해안산책로~저동으로 이어지는 구간이 있었는데 낙석사고가 난 이후 폐쇄되었기 때문입니다. 행남해안산책로 도동구간도 강풍이 불거나 비가 많이 오는 날에는 입구를 통제하는데요. 만약 등대에서 저동으로 가고 싶다면 털머위 군락지에서 저동 옛길을 이용해야 합니다. 이 구간도 산길을 따라가는 구간이기 때문에 조금 힘들지만, 원시림을 통과하며 걷는 즐거움이 가득합니다. 



울릉도와 독도에 대해 궁금하다면,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울릉도를 여행하며 잠시 쉬어가거나 배 시간 때문에 멀리 돌아볼 수 없을 때 딱 알맞은 곳이 있습니다. 도동의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로 가시면 쉽게 해결됩니다. 이곳은 ‘구 이영관가옥’으로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집입니다. 등록문화재 제235호로 1910년 일본인 벌목업자가 지은 2층 목조주택입니다. 수탈의 격랑은 이곳 울릉도에까지 미친 것이죠. 해방 이후 이 주택은 여관으로 사용되었다가 2008년까지 58년간 개인 주택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도동 골목에 위치한 구 이영관 가옥의 외관과 내부모습]


울릉역사문화체험관으로 바뀌면서 1층 입구에는 카페, 울릉도와 독도 전시관, 그리고 정원으로 연결되어있고 2층으로 올라가면 다다미가 깔린 방이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기 좋고 가끔 공연도 여기서 열린다고 합니다. 관람료는 4,000원이지만 금액에 음료값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커피 향과 함께 다다미에 앉아 쉬어가기에도 괜찮은 곳이다]



울릉도 여행 팁


▶ 울릉도에서 가장 번잡한 곳이 도동과 저동입니다. 워낙 좁은 길과 공간 탓에 차량으로 이동할 때 애를 먹곤 하는데요. 도동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도동공영주차장, 도동 여객선터미널 주차장, 울릉읍사무소에 있는 공영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하고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길이 좁으므로 갓길주차나 비상등을 켜고 세워두면 금세 길은 자동차로 꽉 막히게 되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도동항 여객선터미널의 주차장 입구, 주차하기 어려우면 관리인에게 부탁하자]



울릉도에서 맛보는 별미


두꺼비식당(홍합밥과 오징어내장탕)


울릉도의 별미로 홍합밥과 오징어내장탕이 있습니다. 두꺼비 식당은 무난한 음식 맛을 보이는 곳입니다. 홍합밥은 고소한 맛이 좋고 오징어내장탕은 시원한 국물이 괜찮습니다. 

▶ 울릉군 울릉읍 도동길 54(도동리 71), 054-791-1312



[두꺼비식당의 홍합밥과 오징어내장탕]


경주식육식당(약소구이)


약소란 울릉도 약초를 먹고 자란 소를 말합니다. 육지의 쇠고기에 비해 지방은 적고 쫄깃하며 담백한 맛을 자랑합니다. 구운 쇠고기를 명이나물에 싸서 먹는 맛은 정말 별미죠.

▶ 울릉군 울릉읍 봉래2길 11-1, 054-791-3034



[경주식육식당의 약소구이]


오징어먹물빵, 오브레


울릉도는 오징어로 만든 음식들이 많습니다. 도동에 있는 오브레 역시 오징어먹물로 빵을 만들어파는데요. 방부제와 색소 MSG 무첨가로 건강한 간식입니다. 100%우리민에 해양심층수, 유기능설탕까지 공을 많이 들인 먹물빵은 선물용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 울릉군 울릉읍 도동길 53(도동리 102-1), 054-791-5008


[비닐봉지를 까면 귀여운 까만 오징어가 나타난다]



여행정보


▶ 섬 일주 유람선 해상관광: 054-791-2002

기상상태와 승객 만석여부 그리고 날짜 별로 운항시간이 변동될 수 있으므로 전화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출발시간: 오전 09:15, 오후 15:40, 소요시간 약 1시간 50분, 

요금: 대인 25,000원, 소인 12,000원

▶ 울릉여객선터미널: 울릉군 울릉읍 도동길 14, 1600-1877 

▶ 울릉역사문화체험센터: 울릉군 울릉읍 도동1길 27(도동리 142), 054-791-7526

▶ 대아울릉리조트: 울릉군 울릉읍 사동1길 43(사동리 302-1), 054-791-8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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