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다는 말이 새롭지 않게 들릴 정도로, 혁신이라는 단어가 그저 과자 봉지 앞에 붙은 ‘인기상품’ 푯말처럼 보이는 이 시대에 진짜 새로움과 혁신의 증거는 어쩌면 ‘스테티셀러’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제품의 홍수와 기술의 포화 속에서 사람들은 이제 바뀐 이름과 바뀐 포장이 아닌, 그 실체를 바라볼 줄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 자동차는 참 힘이 듭니다. 차 한 대면 10년을 당연히 생각했던 시대도 이젠 안녕. 5년, 아니 3년만 지나도 당시에는 기술과 세련된 디자인의 상징이었던 자동차들이 촌스러운 고물덩어리 취급을 받을 될 수 있는 요즘이기에. 그런 가운데 30년 이상 ‘같은 이름’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자동차가 있다면 그것이 참 혁신 아닐까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더 빠르게 빠르게 변해 온 시대와 문화, 사람들, 유행, 기술과 혁신 속에서 ‘같은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매력과 신뢰를 주었던 현대자동차의 스테디셀러. ‘소나타&그랜저’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1. 쏘나타와 그랜저의 1세대 (1985, 1986년)



최근 종영된 인기 드라마의 장면 중에 1988 서울올림픽 시절, 우리 아빠가 뽑아온다는 새 차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이 차였으면 하는 바람을 엿본 적이 있을 텐데요. 그 바람의 1, 2순위가 그랜저와 쏘나타였었죠. 1985년에 쏘나타(당시 소나타)가 최고급 중형차로 출시되었고 아시안게임이 열린 1986년에는 그랜저가 나오면서 대한민국 최고급 승용차를 대표했습니다. 당시 쏘나타의 1호 계약자는 당대 최고의 영화배우 신성일 씨로 알려져 더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처럼 쏘나타와 그랜저는 당대를 대표하는 럭셔리 모델답게 최첨단 편의장비가 두루 적용되어 있었습니다. 요컨대 속도를 설정해 두면 이를 스스로 유지해 주는 크루즈콘트롤이나 뒷좌석 등받이 각도를 버튼 하나로 지잉~하며 조절할 수 있는 파워 시트 기능이죠. 이는 최근에도 기함 급에서나 만날 수 있는 장비이니 당시 고객의 반응과 현대자동차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 쏘나타와 그랜저의 2세대 (1988, 1992년)



1세대의 성공에 이어 2세대로 거듭난 쏘나타와 그랜저. 그 변화도 대성공이었습니다. 2세대 쏘나타의 특징은 월등하게 높아진 품질 완성도와 전륜 구동 방식, 에어로 다이나믹 디자인을 과감하게 적용하는 등, 2세대 역시 소비자의 마음을 두드리기 충분했죠. 92년에 출시된 2세대 그랜저 역시도 쏘나타와 궤를 같이하는 디자인이었습니다. 그랜저도 각진 차체를 벗어나 곡선미를 드러낸 것도 주목할 부분인데요. ‘각’을 버렸지만 그랜저 특유의 카리스마와 웅장함은 ‘대한민국 아저씨들의 드림카’였습니다. 국내 최초로 운전석 에어백, 차체 움직임을 제어하는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등으로 안전성을 높였는데요. 성능 면에서도 V6 3.5L 엔진을 탑재, 대한민국 최고급차로서 지위를 한 단계 더 높였습니다.



3. 쏘나타와 그랜저의 3세대 (1993, 1998년)



3세대는 2세대의 해외 시장 개척을 성공으로 이끌어 나갈 현대자동차의 야심작입니다. 2세대 쏘나타는 조수석 에어백과 ABS 적용되었는데요. 유선형 디자인이 더욱 세련되어지고 도어 손잡이와 안개등이 내장된 범퍼, 길게 하나로 이어진 리어 램프 등, 디테일에 있어서도 하나의 콘셉트에 충실해졌습니다. 이 시절은 카세트테이프에서 CD플레이어로 무전기 휴대폰에서 시티폰 같은 휴대폰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던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새로움이 모험이기보다 기대로 가득했던 때였고 한편으로는 너무 빨리 바뀌는 것에 대한 아쉬움, 리메이크곡이 인기를 끄는 등 대중들은 오리지널에 대한 향수도 느끼기 시작했었습니다. 1998년의 3세대 그랜저는 국내 최초 자체 독자 기술로 개발되었습니다. 3.0 V6 DOHC 엔진, 수동기능 겸용 5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서 운전을 즐기는 오너들의 고급차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리고 프레임리스 도어의 품격에 새로움과 정통성이 잘 조화된 디자인으로 청장년층 모두에게 사랑받았습니다.



4. 쏘나타 4세대, 그랜저 3.5세대 (1998, 2002년)



쏘나타와 그랜저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두 배 이상의 판매 기록을 세우는 등, 대한민국 국민차로 인정받은 쏘나타와 그랜저는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4세대에는 프로젝트명이 반영되었는데요. 외제 차 앞에 당당한 현대자동차의 기술력과 자부심이 녹아 있었습니다. 1998년 출시된 EF 쏘나타는 헤드램프, 범퍼, 보닛이 일체형을 이룬 디자인의 차별화뿐만 아니라 프론트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 SRS 에어백, TCS, 전자식 현가장치(ECS)의 도입 등으로 승차감을 획기적으로 높였습니다. 2000년대 쇼퍼 드리븐 카 자리를 다이너스티, 에쿠스에 양보한 그랜저는 최고급 오너 드리븐 카로 영역를 확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부분 변경된 뉴 그랜저 XG도 많은 인기를 얻었는데요. 당시에 그랜저의 디자인이 더는 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고객들의 바람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당시 31만대 가량 판매되었고 지금도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그랜저XG는 오너들의 애정 덕에 대부분 신차 수준의 컨디션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5. 2005년 5세대 쏘나타와 4세대 그랜저

   


2005년, 코스닥과 코스피 지수가 서로 비슷할 정도로 ‘벤처 신화’는 대한민국을 나타내는 또 하나의 단어였습니다. 새로운 성장 동력과 쏘나타와 그랜저 등의 자동차 수출 호조 등, 많은 기업의 노력 덕에 IMF 터널을 지날 수 있었지요. 새로운 시작을 맞아 재도약을 위해 5세대 쏘나타는 코드명을 배제하고 본질에 충실한 중형차로 선보였습니다. 그랜저도 현대적인 세련미와 볼륨감이 조화된 디자인과 233마력의 3300cc 람다엔진으로 출력이 대폭 향상된 4세대 그랜저 TG로 진화에 성공했습니다. 시장 상황과 개발 기간의 상대적 차이로 한 세대 벌어졌지만, 완성차의 높은 수출실적과 독자 개발한 기술도 수출하는 등 쏘나타와 그랜저 모두 월드클래스라는 평가를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쏘나타는 디자인 강국 일본 내에서 수입차 최고 디자인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기도 했습니다. (2005년 일본산업디자인진흥회 주최) 그랜저 TG는 XG의 젊은 층에 이어 탁월한 승차감과 주행성능으로 입소문을 타고 여성 및 외제차 선호 고객층까지 흡수했는데요. 신차 효과가 사라진 출시 1년 후에 오히려 판매량이 30% 이상 더 늘었다고 합니다.



6. 6세대 쏘나타와 5세대 그랜저 (2009, 2011년)



직전 세대의 쏘나타와 그랜저 간의 디자인 씽크로율이 60% 정도였다면, 6세대 쏘나타와 5세대 그랜저는 더욱 닮아져 퀴즈쇼의 문제로 나가도 될 수준입니다. 그래서일까요? 6세대 쏘나타와 5세대 그랜저는 ‘쏘나타 택시를 탔는데 그랜저, 그랜저를 타고 보니 쏘나타’라는 에피소드를 낳고 있기도 합니다. 현재는 경쟁사 모두 패밀리룩을 구축하고 있을 만큼 한 세대를 앞서 트렌드를 선도한 셈이죠. 이는 기술력에서 세계 수준의 동등한 위치에 오른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인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CDO로 영입하고 브랜드 패밀리룩의 첫선을 보인 것입니다. 패밀리룩에 적용된 ‘플루이딕 스컬프처’는 공기역학의 기능적인 면이 강조되고 있지만, 브랜드의 철학과 방향성에 있어 현대자동차만의 진보와 가치를 예술적으로 상징하는 시그니처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이며 자동차 시장에 친환경차 바람을 불어 넣는 등, 여러모로 시대를 선도하는 쏘나타와 그랜저입니다.



7. 7세대 쏘나타와 6세대 그랜저 (2014, 2016년)



‘쏘나타의 경쟁 상대는 쏘나타’로 쏘나타에 7세대는 기존 쏘나타를 넘어서는 치열한 도전이었습니다. 인간 중심으로 내부 디자인을 혁신하고 빅베어 테스트, 데스벨리 테스트 등으로 내구성과 주행 성능을 높이는 과정 끝에 고객에게 선보일 수 있었습니다. 무릎 에어백, 차선이탈 및 전방추돌 경보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이 집약되었으며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 적용되어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최초 단일 브랜드 7가지 엔진 라인업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더 높였습니다. 그랜저는 이제 새로운 서막을 열어가려 합니다. 6세대 그랜저는 현재 사전계약을 진행 중인데요. 시대를 선도하는 내외장 디자인과 첨단 사양 그리고 지능형 안전기술로 구성된 ‘현대 스마트 센스’가 적용되는 등의 혁신에 기대를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30년간 세대를 거듭하며 오랜 시간의 연구와 결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온 그랜저 6세대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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