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꾸준히 친환경 자동차 시대로의 전환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이미 그 단계를 넘어 자동차의 친환경 성능은 선택이 아닌 의무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차의 흐름 속에서 지난 10월 독일에서는 흥미로운 리포트가 발간되었다. 자동차 전문 매체 <아우토빌트>지(誌)가 실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의 비교 평가에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디자인 및 차량 성능 등 주요지표에서 프리우스를 앞섰다는 것. 자동차에 대한 까다로운 기준과 시선을 가진 독일에서 아이오닉을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포스트에서는 아이오닉의 친환경 모빌리티 성능, 그리고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 등을 살펴본다.




퍼포먼스형 하이브리드 시대를 개척할 파워트레인


아이오닉하이브리드는1.6리터(1,580cc) 가솔린 엔진과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로 구동하는 영구자석형 모터와 하이브리드 전용 6단 DCT로 이루어진 파워트레인을 갖고 있다. <아우토빌트>지는 이러한 아이오닉의 파워트레인이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 계열에서의 독자성에 주목했다.

  

하이브리드 동력원을 갖고 있긴 하지만 우선 아이오닉의 1.6리터 가솔린 엔진 역시 미래적인 가치를 지향하는 엔진이라 할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이지만 스트로크(피스톤이 움직이는 거리)가 보어(실린더 내경)보다 1.35배 긴 롱스트로크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높은 압축비를 통해 강한 토크를 구현하는 디젤 엔진에서 많이 보이는 형식이다. 물론 가솔린 엔진에서도 강한 토크를 내기 위한 차량에는 적용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엔진은 압축비보다 팽창 시 피스톤이 움직이는 거리를 길게 한다는, 팽창비 중심의 전략의 소산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엔진의 다운사이징과 관련해 자동차 제조사들이 지향하는 방향이기도 하다.이러한 점이 적용된 아이오닉의 엔진은 그 자체로 103hp(105ps, 5,700rpm)의 최고 출력과 15kg∙m(4,000rp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현재의 다운사이징 추세를 감안하면 이 엔진만으로도 1,450kg의 차체를 구동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이다. 물론 롱스트로크 방식을 택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노킹 가능성은, 재순환 배기가스 냉각 시스템을 통한 이상연소 방지로 억제했다.




아이오닉 동력 성능의 또 한 축을 담당하는 영구자석형 전기 모터는 구동 초기 시점부터 43hp(44ps)의 최고 출력과 17.3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이 힘의 근간이 되는 리튬이온폴리머 배터리는 스마트한 충전 및 방전 시스템을 기반으로 효율 역시 높였다. 운전 중 평지나 내리막길에서는 엔진의 구동 비중을 높여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배터리 충∙방전 예측관리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러한 시스템과 엔진이 맞물린 시스템 합산 출력은 총 141hp, 합산 토크는 27kg∙m에 달한다.


아이오닉의 파워트레인에서 주목할 부분은 역시 6단 DCT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많은 제조사들이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무단변속기인 CVT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우토빌트>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토요타의프리우스를 비롯해 혼다 등 경쟁제조사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들이 대표적이다. 무단 변속기인 CVT 방식은 연비가 높지만, 토크 전달이 용이하지 않다. 따라서 가속 지연이 발생하다가 갑자기 가속이 이루어지는 ‘고무밴드 효과’로 인해 주행 감성에는 제약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CVT를 양산차에처음 적용한 지도 30여 년이 지난만큼 상당 부분 개선되었지만, 효율을 위해 운전의 재미를 희생하고 싶지 않은 운전자들에게는 반갑지 않은 사양이다.


사실 아이오닉하이브리드에 6단 DCT를 장착하는 것은 개발상 쉽지 않은 과제였다. 1.6리터 엔진과 모터가 차지하는 공간을 고려했을 때, 짝수단과 홀수단을 각각 담당하는 듀얼 클러치 방식의 변속기를 장착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이는 결국 엔진의 흡기 밸브 시스템을 CVVT에서 유동전지밸브 시스템으로 바꾸어 6단 DCT를 장착할 공간을 만들어냈다.





섀시 곳곳에 자리잡은 안정성


<아우토빌트>는 다소 단단한 감각의 섀시를 통해, 노면 정보가 운전자에게 다소 강하게 전달되는 스포티한 주행감각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이는 위의 파워트레인과 섀시의 목적 의식이 통일성을 이루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주행 감성을 위한 파워트레인을 구성했다면, 그것을 얹을 섀시 역시 그에 어울려야 한다는 판단인 셈이다.

  

이렇게 타이트한 섀시는후륜에 장착된 멀티링크 서스펜션의 안정성을 빛나게 한다. 서스펜션은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지만, 오랫동안 자동차를 연구해 온 이들은 섀시가 서스펜션 퍼포먼스의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아이오닉의 전륜 서스펜션은 스트럿 타입이다. 이는 아반떼 AD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언더스티어 경향이 있는 FF(프론트 엔진 전륜 구동)차량 조향의 한계를 극복했다. 또한 듀얼 로어암 타입의 후륜 멀티 링크 서스펜션은 원래 쏘나타 등 중형차 서스펜션을 개조한 방법으로, 고속 주행 시 차체 후미의 안정성을 구현하는 힘이 된다. 또한 섀시와 서스펜션의 조화는 자동차 실내의 음향을 결정하는 NVH(소음, 진동, 거슬림요소) 부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은 요인이 되었다.




<아우토빌트>가 비슷한 등급의 하이브리드 기종인 프리우스에 비해, 아이오닉에 압도적으로 높은 점수를 준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이다. 이러한 섀시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아이오닉은, 고속 주행 능력을 판가름하는 추월 성능에서도 토요타프리우스에 비해 유의미한 우위를 보였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토요타 프리우스 



‘올 그린’ 찬사 불러낸 친환경 성능과 가격경쟁력


‘이 빨간 차들은 올 그린을 받았다(Diese Roten Sind Ganz Grün).’ <아우토빌드> 10월호의 차량 비교 코너인 ‘테스트’의 제목이다. 비교 대상으로 등장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과 글로벌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명사로 꼽혀 온 토요타의 프리우스 모두 빨간 색이었던 까닭이다. ‘올 그린(GanzGrün)’은 친환경 관련 지표로 유명한 EWG의 최고 등급을 말한다. 두 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모두 하이브리드로서의 가치에 충실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럽은 세계 어느 경제권역보다 타이트한 환경 규제가 진행 중이다. 가솔린 엔진 자동차의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량은 130g/km이지만, 2021년까지 95g/km로 급격히 줄일 예정이다. 이 기준을 초과하게 되면 5g당 5~95유로까지의 페널티를 물어야 하므로, 자동차 제조사로서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아우토빌트>가 ‘올 그린’을 외친 만큼 아이오닉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9g/km다. 이 부분 역시 토요타프리우스와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향후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치다.




커넥티드카 기술과 일상적 생활감성 고려는 과제로


물론 아이오닉하이브리드가 아직 경쟁자를 완전히 넘어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아우토빌트>의 냉정한 평가이기도 하다. 물론 <아우토빌트>가 평가한 결과, 아이오닉하이브리드가 파워트레인과 주행 감성 등 다수 항목에서 프리우스를 앞지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간 프리우스가 강자로서 군림해온 연비 영역 및 실내 쾌적성, 등에서는 아직 과제가 남아 있음도 강조했다.

                                               

특히 아이오닉하이브리드는 시각적으로 공간 개방감과 쾌적성을 갖추었지만, 실제 180cm를 훌쩍 넘는 독일인들의 평균 신장을 고려하면 다소 차체가 여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보탰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프리우스와 거의 동일한 섀시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해결해야 할 과제다. 특히 후륜 쪽에 위치한 리튬폴리머 배터리의 영향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못한 트렁크 공간 등도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세계 제조사들이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커넥티드 카 기능에 대해서도 <아우토빌트>는 토요타의 손을 들어주었다. 실내 디스플레이 장치의 활용성과 조작 용이성 면에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가 좀 더 나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무엇보다도 커넥티드카 기술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평가를 얻어야 할 필요가 있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자사 기종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만을 위한 독자적인 플랫폼 개발 등의 큰 의미를 담고 있는 차량이다. 기존에 출시되던 차량들의 일부 라인업이 아닌, 대체동력 차량만을 위한 별도 기술로 양산차를 제작했다는 데 우선 큰 의미가 있다. 그러나 시작이라도 했기 때문에 칭찬할 수 있다는 논리는, 과거 포니를 처음 개발했을 때 통하던 이야기다. <아우토빌트>의 평가는 단순히 후한 점수가 아니라 아이오닉이라는 차가 가진 가능성을, 동급 기종과 냉정히 비교한 결과이다. 그리고 이 결과는 좀 더 냉혹한 경쟁의 장으로 뛰어들라는 세계 시장의 독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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