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인구 5,200만 명 중 약 5%인 250만 명이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으며, 이들은 여러 가지 사회 활동에서 다양한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교통 수단의 이용에 있어 일반인들과 비할 수 없는 불편을 겪는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각 자동차 제조사들과 연관 기업이 만드는 장애인을 위한 자동차를 알아본다. 또한 장애인들의 자동차 생활을 위한 사회적 지원, 그리고 이를 더욱 값지게 하는 장애인 운전자들의 도전 사례도 함께 살펴본다.



장애인 배려엔 순정과 튜닝이 따로 없다


미국의 브라운 어빌리티(Braun Ability)는 장애인을 위해 자동차의 적재장치 및 승차장치의 구조를 변경하는 것으로 유명한 빌드업 튜너이다. 브라운 어빌리티는 크라이슬러와 닷지, 혼다, 토요타의 미니밴과 포드 등 다양한 제조사의 SUV 내·외부를 개조해 장애인의 탑승이 용이한 자동차를 출시하고 있다. 브라운 어빌리티가 장애인들을 위해 개조한 대표 기종으로는 포드 익스플로러 MXV를 꼽을 수 있다. 이 자동차는 익스플로러의 일반적인 도어를 슬라이딩 도어로 바꾸고, 리프트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장애인이 휠체어에 탑승한 채 승·하차가 가능하도록 했다. 이 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탄 상태로 운전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를 위해 변속 레버 위치를 변경해 장애인 운전자의 편의를 돕고 휠체어 장착 공간을 확보했다.



장애인 전용 자동차에 대한 생산 역시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엑센트와 아반떼, 쏘나타, 그랜저, 그랜드 스타렉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에 장애인 전용 트림을 갖고 있다. 차량의 특성은 장애인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데, 일반 자동차 구조의 위치를 운전자의 상태에 따라 변경해 생산한다. 즉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팔이나 다리 방향으로 기능을 집중해 배치하는 방식을 적용한다는 의미다. 


한 예로, 쏘나타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팔다리의 상태에 따라 총 10가지가 넘는 장애 유형 대응 트림을 보유하고 있다. 예컨대 손이 자유로운 경우는 제동 및 가속, 방향지시등, 전조등, 경음기를 조작할 수 있는 핸드 콘트롤러를 적용한다. 또한 팔이나 다리의 좌우 중 한 쪽만 자유로운 경우에는 방향지시기를 한 방향에서 모두 조작할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따라 일반 차량과는 달리 가속페달을 왼발 쪽으로 옮기는 경우도 있다. 또한 상체와 하체에서 자유로운 방향이 다르면 그에 따라 콘트롤러나 조작 버튼의 위치를 옮겨 둔다.



더불어 장애인들은 운전 중 근육에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운전자의 의지에 상관없이 장치를 급조작하게 돼,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경련에 의한 페달 오작동을 미연에 차단하기 위해, 경련 방지판을 설치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LPG 자동차는 LPG통을 소형화해 원활한 휠체어 적재를 돕는 등, 장애 유형에 따라 다양한 맞춤 사양을 제공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본 자동차 제조사인 마쯔다는 마쯔다3와 MX-5라는 수출명으로 알려진 악셀라와 로드스터의 장애인 자동차를 출시했다. 이 차들의 외형은 기존 차량과 차이가 없지만, 다양한 장애인 지원 기능을 갖추었다. 먼저, 전고와 시트포지션이 낮은 스포츠카의 특성상 장애인의 승·하차가 불편하기 마련인데, 마쯔다는 승·하차 보조 시트를 설치해 이러한 불편을 덜었다. 또한 이 시트는 휠체어에서 자동차로 수월한 이동을 위해 간편한 접이식으로 제작했다. 여기에 한 손으로 스티어링 휠을 잡을 수 있도록 별도의 손잡이를 장착했고, 하단에는 핸드 컨트롤러를 설치해 한쪽 손만으로 차량의 전반적인 컨트롤을 가능케 했다. 트렁크와 보조석에는 휠체어를 수납할 수 있으며, 휠체어에 의한 차체 파손을 방지하기 위해 보조석에 별도의 시트 커버도 마련했다. 마쯔다는 이러한 장치들을 미쿠니 라이프 & 오토라는 제조사에서 제공받아 순정 사양으로 출시한다. 미쿠니 라이프 & 오토는 장애인을 위한 렌터카 사업과 각종 부품을 제작하는 업체로써, 국내에도 진출해 있다.



미래 기술을 이용한 장애 극복 자동차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기 힘든 노인이나 장애인의 삶을 변화시킬 수단으로 자율주행 자동차와 자동차 관련 첨단 기술 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장애인들의 눈과 귀, 손, 발이 되어줄 커넥티드카의 센싱 기술은 IT업계와 자동차 제조사가 협업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추세이다.


중국 톈진에 위치한 난카이 대학의 연구팀은 창청(长城)모터스와 협업하여 새로운 개념의 자율주행차를 연구 및 개발 중이다. 이 팀이 연구 중인 자율주행차 조작의 주체는 운전자의 ‘생각’이다. 즉, 자동차의 여러 장치를 직접 손으로 조작하지 않고도 전진 및 후진과 자동차 문을 여닫는 것이 가능하다. 이 기술의 비밀은 헬멧에 숨어있다. 16개의 센서가 장착된 헬멧은 운전자의 뇌파를 읽어내고 이는 디지털 신호로 변환되어 컴퓨터로 전송된다. 이 정보를 토대로 컴퓨터가 자동차를 움직이게 된다. 여타 자율 주행차가 센서에 의해 움직인다면, 이 프로젝트에서는 운전자의 뇌파로 자동차를 움직이게 한다는 점에서 신체 기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장애인들에게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물론 뇌파를 이용한 자율주행 연구는 아직 시작 단계로, 현재까지는 직진과 후진, 정지 등의 간단한 기능만 수행할 수 있다.




국가적 차원의 장애인 자동차 지원 혜택


선진국들의 사례에 비춰보면 아직 미흡하지만, 한국 역시 장애인과 같은 교통 약자의 편익 증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을 시행 중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세제 혜택으로 매년 2회 부과하는 자동차세의 감면이 그것이다. 지방세 특례 제한법 제17조 장애인용 자동차에 대한 감면 조항에 따르면, 1~3급의 장애인(시각장애는 4등급)에 한해 자동차세를 면제해주는 제도를 운영중이다. 이 법령이 적용되는 자동차는 배기량이 2.0리터 이하인 승용 자동차, 승차정원 7명 이상 10명 이하인 승용자동차, 승차 정원 15명 이하의 승합자동차, 최대 적재량이 1톤 이하인 화물자동차, 배기량 250cc이하의 이륜 자동차가 그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



또한, 장애인 등급에 따라 면제해주는 세금 종류도 상이하다. 1~3급의 장애인은 취득세와 자동차세, 개별소비세, 공채를 면제받을 수 있다. 4급의 시각 장애인은 취득세와 자동차세 및 공채가 면제되며, 4~6급(시각장애는 5~6급)의 경우에는 공채매입만 면제 대상이다. 다만, 취득 후 1년 이내에 소유권을 이전하는 경우에는 면제한 취득세를 추징하니 자동차 소유권의 이전을 염두에 둔 장애인이라면 기억해야 할 부분이다. 이외에도 장애인 자동차 표지 발급과 공영주차장 및 국가 시설, 국립공원, 공항 등 다양한 곳에서 이용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스포츠 드라이빙의 세계에서도 장애는 결격사유가 아니다



장애인을 위한 자동차와 관련 정책 뿐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랠리 역시 존재한다. 1965년 미국, 한쪽 시력을 상실한 시각장애인에 의해 시작된 브레일 랠리(Braille Rallye)가 그것이다. 브레일 랠리는 시각장애 아동의 점자 해독능력과 자신감을 높이기 위해 고안됐기 때문에, WRC와 다카르 랠리 등에 사용되는 랠리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신, 일반적인 랠리카의 조수석에는 코스 내용을 기록한 페이스 노트와 네비게이션 역할을 하는 코 드라이버(Co Driver)를 장애인이 맡는 특별한 레이스다.



한편, 지난 2014년 8월, 영국 엘빙턴(Elvington)비행장에서는 시속 323km/h로 달린 닛산 GT-R이 화제를 모았다. 일반 GT-R의 최고 시속이 315km/h에 달하기 때문에 수치로만 보면 그다지 놀라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속도는 선천성 시각장애를 가진 사람에 의해 수립된 기록이었기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은 영국인 마이크 뉴먼(Mike Newman)으로, 그는 약 2.9km의 거리를 2회 왕복하는 동안 323km/h의 평균 시속을 기록했다. 게다가 뉴먼은 보조운전자의 도움도 없이 뒤따르는 자동차로부터 무전을 받는 것만으로 이러한 기록을 세웠다. 그가 탑승한 GT-R은 기존 3.8리터(3,799cc)의 배기량을 4.6리터로 늘렸고, 최고 출력이 1200hp에 달했다. 또한 안전을 위해 세라믹 브레이크와 롤케이지 등을 장착했다.



한국의 전체 장애인 중 약 60%가 운전이 가능한 장애 등급을 갖고 있다. 전체 장애인의 수에 대입해 보면 약 160만 명에 이르는 수치로, 이는 한국 인구의 3%에 해당한다. 기업과 단체, 정부에서는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하며 이들에게 보다 나은 자동차 생활을 제공하고자 다양한 방안을 제시해오고 있다. 다만, 장애인 운전자들을 배려하는 인식은 아직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장애인 전용 주차 칸의 무단 주차 등은 장애인을 위한 기술과 배려 등이 무색하게 만드는 사례다. 이러한 시민 의식이 개선될 때, 특별한 이들을 위한 특별한 자동차들은 고유의 의미를 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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