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해왔다. 이에 따라 광고의 방법도 매체의 변화와 함께 해왔다. 그 중에서도 자동차 제조사의 광고는 매체 변화의 트렌드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 온 분야다. 자동차 분야가 첨단 산업인 만큼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에 꼭 맞는 최신의 소구 전략이 필요한 까닭이다. 이번 콘텐츠에서는 매체의 발전에 발맞춰 변화해 온 자동차 제조사의 다양한 광고 전략을 알아본다.



자동차의 극적인 순간 담은 신문 광고


최초의 신문을 정의하는 데는 보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개 기원전 510~531년에 발행한 <악타 퍼블리카>라는 로마의 문서로 보고 있다. 이는 일종의 관보(官報)로, 광대한 영토를 가진 공화국이었던 로마의 시민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매개체였다. 이처럼 신문은 오랜 역사를 가졌으며, 대중에게 큰 파급력을 보여 왔다. 이와 같은 신문에 광고가 게재되기 시작한 것은 거의 500년 전인 1525년으로 알려져 있다.

   

인쇄 매체에 최초로 자동차 광고가 게재된 것은 18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인 페이턴트 모터바겐(Patent Motorwagen)은 포스터 광고에 등장한 최초의 자동차이기도 했다. 당시 이 포스터에는 페이턴트 모터바겐의 그림과 이름, 제조사가 등이 흑백으로 그려져 있었다. 이 광고는 칼 벤츠가 자신의 가족을 태우고 장거리 주행에 성공한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판매하기 위해 제작한 인쇄물이기도 했다.



미국의 지프는 인쇄매체 광고에서 단연 두각을 나타내 온 제조사다. 1940년대 지프의 컬러 일러스트레이션 광고들은 자동차와 자동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극적인 순간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장면들은 지프의 기능적 측면과 디자인, 그리고 이 자동차를 활용하는 사람들의 생활상을 포착한 것이었다. 더불어 이는 인쇄 매체 광고만이 갖는 매력을 살린 것이기도 했다. 오늘날 지프의 광고 사진과 레이아웃 역시 이러한 전통을 잇고 있다. 한 예로, 도저히 자동차로는 주차하지 못할 것 같은 도심의 계단과 화단에 지프(Jeep)의 로고를 그려두고, 땅 위의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는 자부심을 표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한국의 경우, 일제강점기인 1925년, 동아일보에 실린 포드의 광고가 최초의 자동차 신문 광고로 알려져 있다. 이 광고는 지금도 쓰이는 포드 로고의 서체를 활용했는데, 1930년대 들어오면서 일러스트를 활용한 광고도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주요 광고주는 당시 일본에 법인을 두고 있던 포드와 GM 산하의 쉐보레였다. 독립 직후로는 1946년에는 마산에 근거를 둔 한국 최초의 주식회사로 알려진 원동무역이 게재한 자동차 광고를 들 수 있다. 참고로 원동무역은 독립운동가들이 설립한 회사이기도 하다.

   

한국 매체에 처음으로 선보인 국산 자동차 광고는 1955년의 시발 자동차 광고다. 시발 자동차의 제조사는, 한국 전쟁 후 미군들의 윌리스 4륜 구동 자동차의 자재들을 재생하여 제작하던 국제차량제작이었다. 국제차량제작은 당시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군납은 물론 민간용 자동차도 출시했다. 당시 시발의 신문광고에는 자동차와 여성 모델을 함께 등장시켜 화제를 모았는데, 이는 국내 최초의 카 포즈 모델이었던 셈이다. 당시 신문에 실렸던 다른 자동차 광고는 미국 제조사의 로고나 일러스트를 이용한 정도에 그쳤던 데 비하면, 이 광고는 표현 기법 면에서도 진보적이었다.



신문을 비롯한 인쇄 매체의 자동차 광고는 아직도 유효한 광고 수단 중 하나다. 스마트 기기의 발전 등으로 신문의 발행 부수가 줄긴 했지만,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닌 중장년층들에게는 여전히 신문이 가장 인기 있는 매체인 까닭이다. 이런 연령 구성으로 인해 신문의 주 구독층은 자동차 시장에서 구매력 높은 소비자층과 겹치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자동차 전문지의 광고는 그 자체로 매체를 풍성하게 만드는 콘텐츠로 여겨져 왔다. 특히 다른 페이지와 종이 지질이 다른 ‘별지’ 제작은 광고 에이전시와 제조사의 아이디어가 빛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공공장소의 파급력을 활용하다


옥외 광고는 주변 거리의 경관 특성과 자동차의 이미지가 전략적으로 맞아떨어질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의 공공시설물이나, 건물 광고판을 활용한 옥외 광고는, 대중의 무의식에 각인되는 효과가 크다. 자동차의 옥외광고 역사에서 빼놓을수 없는 제조사는 바로 시트로엥이다. 시트로엥의 창립자인 앙드레 시트로엥은 1925년,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에 ‘시트로엥(Citroen)’ 이라는 글자를 25만개의 전구로 장식했다. 이 광고는 1934년까지 총 10년 동안 에펠탑을 비췄으며, 자동차 제조사 광고뿐만 아니라 옥외 광고의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축구장이나 야구장 등 대형 스포츠 시설의 펜스나 전광판 등의 매체도 같은 개념이라 할 수 있다. 이 중 미식축구리그(NFL)의 결승전인 슈퍼볼은 미국 최대의 스포츠 행사이자 마케팅의 전쟁터라 불린다. 슈퍼볼 전광판의 광고 비용은 초당 1억 4,000만원에 육박한다. 이 광고는 광고비만 지불한다고 진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역대 슈퍼볼 전광판 광고에 선정된 캠페인들은 영상미는 물론 미국인들의 정서를 잘 이해하는 스토리텔링을 갖추어야 한다. 또한 슈퍼볼 전광판 광고들은  팬 투표를 통해 그 해 최고를 가리게 된다. 가장 최근인 2016년 2월에 열린 슈퍼볼 경기에서는 제네시스의 ‘딸과의 첫 데이트(First Date)’라는 유머러스한 캠페인이 선정되어 화제를 모았다. 이 외에 폭스바겐 파사트, 미국인이 사랑하는 픽업트럭인 쉐보레의 실버라도 광고도 당 해 최고의 인기를 얻은 자동차 제조사 광고들이다.



TV, 70억 인구에게 보여줄 수 있는 광고수단


TV는 공중파와 케이블 및 위성을 통해 영상과 음성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최고의 광고 수단이다. 또한 TV는 움직임을 시각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까닭에 자동차의 메커니즘적인 면모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오늘날처럼 방송사의 제작비 유치를 위한 TV CF의 진행 시기는 미국의 경우 1940년대, 영국의 경우1950년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동차 자체를 TV 화면을 통해 알리는 광고는 이미 1930년대에도 진행된 바 있다. TV 자동차 광고의 기법과 테마 발전은 자연히 TV 화상의 질적 발전과 연관이 있다. 전세계에 컬러 TV의 보급이 본격화된 1986년, 아우디는 세상이 놀랄만한 광고를 선보였다. 바로, 스키점프대의 내리막 경사면을 거꾸로 오르는 빨간색 아우디 100CS가 주인공이었다. 37.5도에 달하는 급경사를 오르던 아우디의 모습은, 흰 눈과 강렬한 대비를 이루었다.



HD TV가 등장한 이후로는 다양한 필터 효과를 이용한 미묘한 색채감을 가진 광고를 전달하기에 용이해졌다. 특히 노출을 의도적으로 높여 화면을 밝게 함으로써 회상이나 꿈과 같은 감성적인 테마를 구체화해 전달하는 것도 가능해졌으며, 깨끗한 슬로모션을 통해 드라마틱한 순간을 강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세계적인 모델 지지 하디드가 매혹적인 레드 드레스를 입고 롱비치 블루 컬러의 BMW M2 쿠페와 함께 등장한 광고 영상이나, 현대자동차의 ‘브릴리언트 메모리즈’의 강한 아웃포커싱과 부드러운 톤의 화면은 HD TV 시대의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이미지, 하이퍼링크를 통해 시공간의 제약 넘는다


세계인의 삶 전반이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를 기반으로 한 시대로 넘어오면서 자동차 브랜드의 광고 매체 선택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특정 시점에 얽매지 않는 웹 기반의 매체들은 TV 생방송 못지않은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면서도 광고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특히 자동차 제조사들은 저널리즘의 새로운 유형으로 자리잡은 브랜드 저널리즘을 적극 활용 중이기도 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경우만 해도 2016년 하반기, 자사의 미디어 채널을 직접 설립하고 언론계 베테랑들을 영입한 바 있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하 SNS)는 팔로워 수에 따라 뛰어난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수단이다. 특히 SNS는 이미지와 짧은 문구로 젊은 세대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는 수단이다. 또한 간편해진 하이퍼링크 기능과 툴을 통해, 특정 시점에 그 광고를 보고 있지 않은 사람들까지 연결시키고 소환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기능이 대표적이다. 해시태그라는 이러한 하이퍼링크 기능은 검색상의 노출을 기본으로 한다. 또한 응용하기에 따라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할 수도 있으며, 서로 연관 관계를 갖는 이미지들을 이어 데이터베이스 등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소통의 통로를 제공하기도 한다.



자동차 제조사에게 광고의 기법은 판매량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자동차 제조사의 광고 담당자들과 광고 에이전시는 각 시대에 맞는 최적의 홍보 수단을 찾아 끊임없이 잠 못 드는 밤을 보내왔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면서도 강렬하게 뇌리에 남아야 하고 신뢰도도 줄 수 있는 광고는 매체의 선택과도 불가분의 관계를 지니면서도 복합적이다. 예컨대 개별 기종은 첨단의 가치를 지향하지만, 제조사는 전통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우다. 개별 경우에 따른 이상적인 성격에 맞는 채널은 끊임없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 제조사 전략과 함께 다차원적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자동차를 사랑하는 이들이 누릴 즐거움도 다양해지고 있다.




카시트를 보면 시대별 자동차 문화가 보인다?

세계적 추세인 픽업트럭, 한국에서는 왜 맥을 못 출까?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