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토요타에서는 가솔린 엔진의 열효율을 40%까지 높이며 에너지 손실을 낮추고, 고출력을 낼 수 있는 엔진을 개발하여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열효율 30%를 넘기기 힘들 것이라는 자동차 엔진의 성능과 효율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우위를 점하기 위해 거듭해 온 연구의 결과이기도 하다. 고성능과 고효율을 위한 마침표 없는 전쟁 속에서, 눈길을 끄는 주요 성과들을 살펴본다.



트윈차저, 서로 다른 과급 방식의 컬래버레이션



자연흡기 방식에서의 효율 추구는 이제 그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의견이 있기 훨씬 이전부터 자동차 제조사들은 제한된 연소실 내에 보다 많은 양의 공기를 압축해 집어넣는 과급에 대해 연구해 왔다. 압축된 공기는 폭발력을 더욱 크게 하며 최대 토크의 증대에 기여한다. 이렇게 압축된 공기를 집어넣는 방식으로 인기를 모은 것이 슈퍼차저와 터보차저다. 이 두 방식은 각자 장단점이 극명하다. 엔진 크랭크샤프트의 회전력을 이용하는 과급기인 슈퍼차저는 낮은 엔진회전수에서도 잘 작동하지만 고회전 영역에서 출력의 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터보차저는 대세가 되었을 정도로 발전했지만, 배기가스 유속으로 터빈(바람개비)를 돌려 공기를 압축하는 까닭에, 저회전 영역에서 출력이 순간적으로 지연되는 ‘터보랙’이 고질적인 아쉬움이었다.



그렇다면 낮은 엔진 회전수에서는 슈퍼차저를 쓰고, 높은 엔진 회전수에서는 터보차저를 구동할 수는 없을까? 이러한 방식은 이미 2000년대 중반에 상용화된 바 있다. 물론 터보차저와 슈퍼차저를 결합한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복잡할뿐더러, 공차 중량의 증가와 단가 상승 문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소형 가솔린 엔진인 1.4리터(1,395cc) TSI 엔진을 통해 이와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또한 볼보도 2.0리터(1,969cc) 가솔린 엔진인 T6에 이 방식을 적용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트윈 차저 차량의 양산이 가능함을 보여 주었다. 특히 볼보에서는 이 엔진을 전장 4,900㎜ 이상의 플래그십 세단에도 적용했는데, 이를 통해 낮은 배기량으로도 높은 체급의 자동차들을 여유롭게 움직일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일렉트릭 터보차저, 전기모터의 재발견


전기모터는 친환경을 강조하는 시대에 부합하는 자동차의 동력원이다. 하지만 영국의 에어리스테크(Aeristech)와 BMW, 아우디 등은 전기모터의 용도를 재해석했다. 전기모터를 자동차 자체의 동력원으로서가 아니라, 전기모터로 과급기의 터빈을 구동하는 것이다. 이에 착안해 개발한 것이 일렉트릭 터보차저다. 이는 출발 직후부터 큰 토크를 발휘할 수 있는 전기모터의 특성상, 배기가스 유속이 낮을 때에도 터빈을 빠르게 회전시켜 터보랙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다만 일렉트릭 터보차저의 전기모터는 항상 작동하는 것이 아니다. 터보차저를 구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배기 가스 유속이 나올 때까지만 돕는 일종의 서포터 개념이다.


이러한 일렉트릭 터보차저의 특징을 잘 살린 자동차로는 아우디 RS5 TDI 콘셉트를 꼽을 수 있다. RS5 TDI 콘셉트는 최고 출력 313hp(3,900~4,500rpm), 최대 토크 66.3kg.m (1,450~2,800rpm)를 발휘하던 V6 3.0리터(2,967cc) 바이터보 디젤 엔진에 일렉트릭 터보차저인 e-부스터 시스템을 탑재했다. 이 결과, 최고 출력은 385hp로 증가했으며, 최대 토크는 76.5kg.m(1,250~2,000rpm)를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시점이 200rpm이나 낮아진 것이 특징이다.




고성능 엔진의 흥분을 가라앉히는 워터 인젝션 시스템


자동차 엔진과 연료 계통에 수분이 들어갈 경우 각종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엔진의 연소실에 물을 뿌린다? 말도 안 되는 것으로 들리는 기술이지만, 이 역시 상용화되어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세계적인 기계 부품 제조사인 보쉬(BOSCH)다. ABS와 ESP, 커먼 레일 시스템 등 자동차 관련 특허의 다수를 보유하고 있는 보쉬는, BMW의 트랙용 고성능 자동차인 M4 GTS에 이 시스템을 적용해 화제를 모았다.


워터 인젝션 시스템은 M4의 직렬 3.0(2,979cc)리터 엔진에 적용되었다. 자동차 엔진에 있어, 연소실의 온도는 중요하다. 특히 고성능 가솔린 터보 엔진의 연소실은 1,000℃를 넘나드는데, 이는 동력 성능과 내구성 저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오염 물질의 배출 역시 연소실 온도와 비례한다. 그러나 이 워터 인젝션 시스템을 적용하면 5%의 최고 출력증가 효과와 13%의 연비개선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또한 배출가스는 4%가량 감소한다. 보쉬는 가솔린 엔진에서 사용하는 연료의 20%가 엔진의 과열로 인해 사라진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실제, M4 GTS는 기존 M4보다 출력은 약 69hp 증가한 500hp의 최고 출력과 약 5kg∙m 증가한 61.1kg∙m의 최대 토크를 구현했다. 증류수가 들어있는 물탱크는 M4 GTS의 트렁크에 내장돼있고, 트랙 주행 시 재급유를 할 때마다 보충해주면 된다.




전기 자동차 효율화? 결국 소재 싸움이다


냉정히 생각해볼 때 전기 자동차는, 효율 면에서 아직 다양한 한계를 갖고 있다. 특히 인프라가 부족하고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의 전기 자동차들의 효율은 높다고 하긴 어렵다. 예컨대 아이오닉 EV의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191km다. 탑재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의 용량이 28kw인 점을 감안한다면 1kw당 주행 가능 거리는 약 6.82km다. 국내 출시된 다른 EV 차량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또한 국내 시판 중인 닛산 리프의 경우 24kw의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로 최대 132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으므로 1kw 당 약 5.5km를 달릴 수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예약할 수 있는 테슬라의 플래그십 자동차 ‘모델 S’의 신형 P100D 기종은 최장 6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자동차의 배터리 용량은 100kw에 달한다. 이를 완충하는 데는, 현재 국내에는 없는 120kw 고속 충전기로도 1시간 이상 걸린다. 그리고 48 암페어의 일반 충전기로는 8시간 이상 충전이 필요하다.



전기 자동차가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신소재 산업의 발전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점에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는 배터리의 용량 대비 무게와 크기를 줄이기 위해 고안되었다. 과거 상당한 공간을 차지했던 전기 자동차 배터리들의 용량을 생각해보면, 현재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의 발전 역시 놀라운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배터리의 경량화뿐만 아니라 자동차 소재의 경량화 역시 동반으로 진행되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각 자동차 제조사가 전기 자동차를 선보이며 사이드 미러를 없애는 등 ‘빼기’의 전략을 구사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렇듯 전기 자동차의 효율성 개선 작업은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전기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모터는 기존 자동차 구동 시 작용하는 엔진에 비해 높은 효율을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피스톤의 왕복 운동을 회전으로 바꾸어야 하는 엔진과 달리, 구동과 동시에 트랜스미션으로 동력을 전달할 수 있는 까닭이다. 예컨대 최근 공개된 테슬라의 플래그십 세단인 모델S의 P100D가 0→100km/h 도달 시간 2.5초를 기록한 것도 이러한 전기 모터의  뛰어난 가속력을 반영한 것이다. 전기자동차는 물론 아직 비싼 가격, 그리고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이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환경부에서는, 내년까지 신규 급속 충전기 530기를 설치할 계획이라 밝히는 등 전기차 시장의 발전 속도는 자동차 역사상 그 어떤 분야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다.

서두에서처럼 자동차는 그것의 엔진 성능과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끝없는 연구를 진행해왔고, 그러한 연구는 지금도 진행 중에 있다. 변속기에서부터 엔진 등 동력계 전반에 적용되는 다양한 기술은 단지 내연기관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최근 각광받는 전기 자동차와 같이, 자동차 연구 시장 전체에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자동차의 고효율화는 운전자 뿐 아니라, 제조사에 있어서도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하는 내용인 만큼 앞으로도 더욱 흥미로운 방식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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