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매 년 다가오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맞춰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준비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경쟁 브랜드 보다 한 발 앞서나가기 위해 보다 빨리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거대한 자본, 첨단 기술, 인력이 집약된 자동차 산업 부문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어떻게 보내 왔으며, 2016년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맞이할까?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어우러진 광고


크리스마스는 감성이 고조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를 놓치지 않고, 소비자들의 이성이 아닌 감성을 공략하면서도, 그 안에 자동차의 성능을 녹여내는 CF를 선보이기도 한다. 지난 2015년 11월에 공개된 ‘더 포캐스트(the Forecast)’는 아우디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광고로 꼽힌다. 이 영상은 눈보라 속 미국의 시골집에서 가족들과의 만찬을 기다리는 노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눈보라에 그리운 이들이 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 식기를 정리하던 중, 자동차 불빛이 보이고 뒤이어 자녀들과 손주들이 도착한다. 눈보라를 어떻게 헤치고 왔는지 놀라는 노인의 눈에는 3대의 아우디가 들어온다. 이 광고는 가족적 가치를 중시하는 미국의 정서와 크리스마스라는 시기적 요소를 잘 조화시켜, 감성적 소구에 성공한 캠페인으로 평가 받았다. 물론, 그 속에 혹한과 강설이라는 가혹한 성능을 이겨낸 아우디의 주행 성능도 십분 어필했다.


가족의 가치와 아우디의 4륜 구동 성능을 조화시킨 광고


현대차에서도 자동차의 눈길 주행 성능과 크리스마스를 연결시킨 광고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 광고는 눈덮인 어두운 숲속에서 시작된다. 늑대와 순록등 추운 겨울과 크리스마스를 상징하는 이미지 속에서 제네시스 차량이 헤드라이트를 밝힌다. 산타 클로스는 깊은 밤 선물을 배달하기 위해 순록을 연결한 썰매를 타고 힘차게 달려나가는데, 제네시스 차량은 그 뒤에서 헤드라이트로 길을 밝혀주며 산타클로스의 선물 배달을 도와준다. 이를 통해 산타클로스는 선물 배달을 안전하게 마치고 광고는 종결된다. 이처럼 눈덮인 밤의 숲, 산타클로스라는 신비한 소재와 연관지어 차량의 겨울철 주행 성능을 묘사하는 제네시스의 광고는 시청자들에게 흥미로운 느낌을 전달했다.


산타클로스의 선물배달과 연관지은 제네시스 차량 광고


크리스마스를 테마로 한 광고는 또한 재미있는 소재들을 다루기도 한다. 지난 2015년 12월, 포드는 ‘스노우카나4: 호 호 호카나(Snowkhana4: Ho Ho Hokhana)’라는 제목의 광고에서 설원에서 드리프트를 즐기는 유쾌한 산타 캐릭터를 구현했다. 차분한 캐롤이 BGM으로 깔리고, 산타클로스가 잠에서 깨어나 밖으로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한 광고 영상은 집 앞의 루돌프를 그냥 지나치면서부터 반전이 일어난다. 산타클로스가 루돌프 대신 파란색의 포드 포커스 RS를 타고 설원에서 드리프트를 즐기는 것이다. 얼마나 심하게 드리프트를 즐겼는지 경찰이 쫓아올 정도다. 한바탕 신나게 달린 산타가 집으로 돌아와 잠을 청하며 영상은 막을 내린다. 이 광고는 인형들을 이용한 실사애니메이션과 실제 영상의 적절한 조화로 재미를 더했다.


포드 포커스 RS 크리스마스 시즌 광고



유명 백화점의 억소리나는 크리스마스 선물용 자동차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 뉴욕의 백화점인 니먼 마커스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억소리나는 크리스마스 선물 코너를 마련한다. 바로 자동차 선물 코너다. 여기에 평범한 자동차는 없다. 각 자동차 제조사에서도 니먼 마커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선물 코너를 위해 특별히 내놓는 차량들이다.

니먼 마커스 백화점 전경 사진


대표적인 차량으로는 2011년의 페라리 FF와 2012년의 맥라렌 MP4-12C 스파이더의 니먼 마커스 리미티드 에디션이 있다. 두 차량 모두 각각 10대, 12대로 제한 생산된 자동차들이었다. 페라리의 풀타임 4륜 구동 자동차인 FF는, 최고 출력 660hp와 최대 토크 69.6kg∙m에 달하는 6.3리터(6,262cc) V12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DCT 7단의 파워트레인을 가진 자동차로, 국내에도 출시된 바 있다. ‘일반형’ 차량이 한화 4억 6,000만 원이었는데, 니먼 마커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선물용 한정판은 4천만 달러에 육박했으니 당시 환율로 한화 약 4억 3,000만 원을 넘는 가격이었다. 그러나 이 페라리는 한 시간이 채 못 되어 모두 매진되었다.


페라리 FF


이듬해 니먼 마커스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선물 코너에 등장했던 맥라렌 MP4-12C 스파이더의 리미티드 에디션도 마찬가지다. 최고 출력 625hp, 최대 토크 61.2kg∙m의 3.8리터(3,799cc) V8 트윈 터보 가솔린 엔진과 SSG 7단(DCT 기반) 변속기를 결합한 파워트레인에, 카본파이버 섀시를 기본적으로 채용한 만큼, 이 차 역시 기본 가격이 27만 달러에 달했다. 니먼 마커스 리미티드 에디션에는 다이아몬트 커팅 휠과 최고급 실내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이 차량을 구입한 이들은 2박 3일 간의 영국 여행과, 론 데니스 맥라렌 회장과의 식사 초대 및 1등석 비행기표까지를 제공받았으며, 여행에 적합한 전용 여행 가방 세트까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는 자동차 가격 안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당시 이 리미티드 에디션의 가격은 35만 4,000달러, 한화로 약 3억 9,000만 원에 달했다. 일반형 차량보다 8,000만 달러 이상 비싼 가격임에도 이 차량 역시 2시간 만에 전부 매진되었다. 니먼 마커스 백화점은 이런 고가의 크리스마스 선물로 벌어들인 금액 중, 자동차 1대당 3,000달러씩을 기부했다. 


맥라렌 MP4-12C 스파이더



제조사의 장기와 주력차종을 내세운 CSR


축제의 분위기인 크리스마스, 하지만 사회의 한편에서는 이를 즐기기 어려운 이들도 있다. 경제적소외계층과 몸이 아픈 이웃들이 그러하다. 이에 자동차 제조사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사회공헌활동(CSR)을 실천한다. 또한, CSR 활동은 기업 이미지 홍보의 장이기도 하므로, 각 제조사는 자신들의 장기가 되는 분야를 최대한 활용하거나 주력 차종을 이벤트에 사용하기도 한다.

 

프랑스에는 ‘디자이너 크리스마스 트리’라는 이벤트가 있다. 이 이벤트는 프랑스의 유명한 패션 저널리스트인 마리 크리스티안 마렉이 21년째 주최해온 행사로,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자신만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제작한다. 또한, 고아와 소아 불치병 환자들을 돕는 모금활동도 병행한다. 디자이너 크리스마스 트리 이벤트가 처음으로 열린 1995년에는 100만 유로(한화 약 12억 4,000만 원)가 모였을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 PSA그룹의 럭셔리 디비전인 DS는 2016년에 열린 디자이너 크리스마스 트리 행사에, 자사 디자이너들이 최신 자동차 디자인 기법인 매개변수 디자인과 3D 프린팅으로 구현한 특별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선보였다. 이 트리를 통해 DS는 그들의 미래적 디자인 역량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었다.


DS의 디자이너들이 매개변수 디자인을 통해 구현한 크리스마스 트리


국내의 경우, 현대자동차가 2007년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전국의 저소득계층 아동들의 크리스마스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산타원정대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의 산타원정대 발대식에서는 현대자동차의 국내영업본부 임직원들이 모은 1억 5,000만 원의 후원금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전달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또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여 각 지역의 카마스터가 직접 그랜저 IG를 운전해, 자원봉사자와 함께 전국 1,000명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산타원정대 발대식에 참석한 현대자동차 임직원들과 최불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후원회장


토요타 코리아는 매년 연말이 되면 ‘연말 이웃사랑 랠리’를 실시하고 있다. 이 행사는 주말 텃밭 가꾸기, 김장 담그기, 자선병원 콘서트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진행된다. 주말 텃밭 가꾸기에서 수확한 재료는 다음 행사인 김장 담그기에 사용되며, 이 김치들은 불우 이웃들에게 기부하는 것이다. 또한, 이웃사랑 랠리의 하이라이트인 자선병원 콘서트는 전국 12개의 병원을 방문하는 공연으로, 환자들을 위로하고 빠른 쾌유와 희망을 전달한다. 연말 이웃사랑 랠리는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되었으며, 올해로 17회를 맞이한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자선 활동을 펼치는 토요타


크리스마스와 가장 가까운 한국의 절기이자 전통 명절로 동지가 있다. 동지 역시 새로운 시작을 의미해, ‘애기설’이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는 어느 문화권이나 12월의 마지막 한 주가 새로운 시작과 정리를 위해, 1년 중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예수의 탄생일에서 유래된 서양의 명절 크리스마스는 종교적인 의미 이외에도 서로 감사와 친밀함을 나누면서 추억과 기쁨을 만들어가는 날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다양한 일들은 그것이 일이건 축제건, 보다 나은 다음 한 해에 대한 소망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이번 포스트에서 살펴보았듯, 각기 다른 방법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자동차 업계에서도 2016년보다 나은 2017년에 대한 기대는 공통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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