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I 사진 유정열



강원도 봉래산은 사방을 막힘 없이 볼 수 있는 산으로 영월군의 주산입니다. 이곳에서의 일출 감상은 바다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습니다. 오늘은 봉래산에서 일출을 보고 영월의 대표적인 풍경인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돌개구멍의 요선암을 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봉래산 천체투영실 옆 난간에서 본 일출]




봉래산 별마로천문대에서 일출을 보다


봉래산에서 보는 일출은 예로부터 영월팔경 중 하나입니다. 높이 799m로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자동차로 정상까지 갈 수 있는 몇 안 되는 산이기도 합니다. 봉래산에 오르면 주변이 확 트여있어서 사방을 모두 조망할 수 있습니다. 

봉래산으로 오르는 길은 구불구불합니다. 정상 아래 별마로천문대 주차장까지 약 5km를 올라야 하는데 도로 폭이 좁은 구간도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눈이 내려 결빙이라도 된다면 여간 힘든 길이 아닙니다. 방문을 원한다면 미리 천문대에 도로 상황을 문의 하는 것이 좋습니다.


      [봉래산 정상과 별마로천문대]


별마로천문대의 옆 계단을 올라가면 봉래산 정상이자 패러글라이딩 이륙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곳에 서면 영월시내가 한눈에 드러나고 일출과 일몰, 야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습니다. 태화산과 국지산, 계족산과 응봉산, 망경대산 등이 연달아 보이고 날씨가 맑으면 태백산까지 볼 수 있습니다.  

활공장에 서자 운해가 봉래산을 둘러싸고 주변의 높은 산은 섬처럼 떠 있습니다. 파란하늘이 점점 노랗게 물들고 강렬한 태양이 솟아나 대지를 밝힙니다. 어둠을 밝힌 빛이 세상에 드러날 때 얼어 붙었던 마음도 어느새 따듯해집니다. 


[정선군 두위봉 위로 일출이 시작된다.]


[운해 뒤로 해발 854m의 고고산이 보인다.]


봉래산에 있는 별마로천문대는 달이나 행성, 별을 관측하는 최적의 장소로 꼽힙니다. 별마루에는 3가지 의미가 담겨있는데요. 별과 정상이란 뜻의 ‘마루’, 고요하다는 뜻의 ‘로’입니다. 별을 보는 고요한 정상이란 뜻이죠. 겨울철에는 오후 2시부터 운영되고 눈이 많이 올 경우 운영을 하지 않습니다. 


[내린 눈이 얼어 붙은 봉래산 상고대]


혹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아시는지요? 1980년, 13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로 전 세계 7억 5천만 명이 시청한 명작입니다. 책으로도 나왔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나오는 첫 문장이 인상적인데요. 내용은 이렇습니다.


“앤 드류언에게 

광대한 우주, 그리고 무한한 시간, 

이 속에서 같은 행성, 같은 시대를

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면서.”


앤 드류언은 칼 세이건의 동반자입니다. 별을 보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 참 멋진 일입니다. 겨울은 별을 볼 수 있는 좋은 계절입니다. 가족과 함께 봉래산에서 별도 보고 일출을 보며 소망과 행복을 비는 것은 어떠신지요?


[별 사진을 담기 좋은 패러글라이딩 이륙장에 발자국을 남겼다.]



서부시장과 요리골목


봉래산에서 내려와 아침을 먹고 요리골목으로 향합니다. 영화 ‘라디오스타’의 촬영지였던 청록다방에서 서부시장까지의 골목을 요리골목이라고 부릅니다. 이 골목은 옛날 탄광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이 깃든 곳입니다.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영월이 석탄 산업으로 성황을 이루던 시기죠. 1989년 석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 들면서 요리골목도 함께 쇠락했습니다. 이러한 골목을 밝게 꾸미기 위해 ‘요리골목 지붕 없는 미술관’이란 주제로 벽화가 그려진 것입니다.


[요리골목의 시작 지점인 청록다방, 관풍헌 맞은편에 위치해 있다.]


마을 주민들을 사실적으로 그려 놓은 것부터 담장 구멍의 쥐를 기다리는 고양이가 담장을 채우고, 하얀집 간판 위에는 염소와 강아지 조형물이 세워져 있습니다. 골목 끝에 있는 영월맨션아파트 외벽에도 영화 ‘라디오스타’의 주인공이 그려져 있습니다. 


     [요리골목에서 만나는 광부와 프라이팬을 들고 있는 고양이]


[영화 주인공 그림과 함께 멋진 대사도 적혀있는 벽화]


요리골목은 영월의 시간을 잠시 맛 보는 곳입니다. 산책코스로 적당하고 주변에 있는 커피전문점에서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면서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습니다. 


     [요리골목의 벽화를 감상하고 따뜻한 커피 한 잔도 마셔보자.]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여정은 선암마을로 이어집니다. 이곳에 유명한 한반도지형이 있죠. 강물이 흘러오다 절벽을 만나 급격하게 휘어 돌아가고 완만한 곳에는 퇴적층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한반도와 비슷한 모양을 한 곳입니다. 이것을 물돌이동이라고도 부르는데, 전국에는 꽤 많은 물돌이동이 있고 저마다 한반도 모양이라고 주장합니다만 여기 선암마을의 한반도 지형이 제일입니다. 


    [한반도지형 전망대로 가는 길, 간밤의 서리가 넝쿨을 하얗게 만들었다.]


한반도지형 전망대로 가는 길은 주차장에서 계단에 오르면서 시작하는데요. 이 길을 따라 소나무 숲을 통과해 약 800m정도 가면 됩니다. 전망대는 두 곳으로 한반도 지형을 그대로 볼 수 있는 맨 위의 전망대와 사진 촬영을 위한 아래 전망대로 나뉩니다. 어디든 제주도와 울릉도 등 부속섬이 없는 것만 빼면 너무나 닮았는데요. 한반도 동쪽이 높고 서쪽이 낮은 지형적 특징을 잘 보여 줍니다. 이러한 풍경 때문에 찾는 이가 많아졌고 인기가 높아졌는데요. 원래 서면이었던 면의 이름까지도 한반도면이라고 바꾸었을 정도입니다.


[선암마을 한반도 지형 너머로 생뚱맞은 시멘트공장이 보인다.]


[한반도지형 제2전망대에서 본 풍경, 좀 더 한반도의 모습과 비슷하다.]


한반도지형 일대는 서강과 함께 습지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석회암 퇴적층이 발달한 지질학적 특성을 잘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망대에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갈 때는 서강 산책코스를 이용해도 괜찮습니다. 오르내리는 길에는 한 뿌리에서 여러 갈래 뻗어 자라는 다간형 소나무와 석회암이 녹아 움푹 꺼진 지형인 돌리네 등 볼거리가 있어 산책하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서강 산책로를 따라가면 볼 수 있는 돌리네 지형과 다간형 소나무]



요선암 돌개구멍


한반도면에서 무릉도원면으로 가면 요선암을 만나게 됩니다. 요선암은 미륵암이라는 절 안으로 들어가야만 볼 수 있습니다. 요선암은 주천강에 놓인 바위로 세월이 빚은 조각품 돌개구멍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543호인 요선암 저녁 노을이 들고 있다.]


돌개구멍은 포트 홀(Pot Hole)이라고도 하는데요. ‘둥글고 속이 깊은 항아리 구멍’이란 뜻입니다. 오랜 세월 강물에 흘러온 자갈이 화강암의 오목해진 부분에 들어가 물이 소용돌이치면 자갈도 회전하면서 만들어낸 구멍을 말합니다. 여러 개의 돌개구멍이 만들어 낸 풍경은 그 자체로 경이롭습니다. 그래서 조선 전기 때 문인이자 서예가인 양사언이 ‘신선이 놀만한 바위’라는 뜻으로 요선암(邀仙岩)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것입니다. 이 요선암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이른 아침이나 노을 지는 저녁이 괜찮습니다.


    [요선암 돌개구멍은 가늠할 수 없는 세월 동안 만들어진 자연의 산물이다.]


요선암에서 산길을 따라가면 요선정이란 작은 정자가 있습니다. 1915년 마을 친목계인 요선계 주민들이 세운 것입니다. 이 정자에는 특별한 편액 두 개가 걸려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숙종임금이 주천강에 경관이 좋은 곳에 청허루와 빙허루란 정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은 어제시 편액으로 글씨는 영조임금이 쓴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정조임금의 어제시 편액입니다. 이 작은 정자에 세 임금이 관련된 편액이라니 놀라울 따름인데요. 세 임금의 시문과 글씨로 된 편액이 있는 곳은 요선정이 유일합니다.


[미륵암 에서 산책로를 따라가면 요선정에 닿는다.]


     [왼쪽이 숙종임금의 어제시편액, 오른쪽이 정조대왕 어제시 편액이다.]


요선장 옆 큰 바위에는 '무릉리 마애여래좌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강원도에서 보기 힘든 마애불인데요. 둔중하면서도 수수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알을 깨고 나온 것처럼 보입니다. 정자 주변에 있는 앙증맞은 오층석탑이 있는데요. 이곳이 한 때 법흥사 부속 암자가 있던 곳임을 알 수 있습니다.


[무릉리 마애여래좌상은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74호로 지정되어 있다.]


영월(寧越)이란 지명에는 ‘편안함이 넘치는 곳’이란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이곳에서 겨울의 낭만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요? 마침 2017년 1월 15일까지 영월 동강 겨울 축제도 열리고 있습니다. 건강하게 겨울을 나는 법, 바로 여행에서 추억을 만드는 것이겠지요.


[여행을 마치고 무릉리 어느 논밭을 달리는 아반떼 AD]



영월에서 맛보는 별미


김인수할머니순두부

50여 년 전통의 순두부집입니다. 아침 식사로 괜찮은 곳입니다. 순두부백반은 열 가지 반찬이 차려집니다. 양념장이 얹어져 나오는 순두부는 담백한데요. 아침 속을 달래주기 좋죠. 얼큰한 순두부도 있습니다. 

▶ 강원 영월군 영월읍 단종로16번길 41(영흥리 991-9), 033-374-3698


[김인수할머니순두부집의 순두부 1인분 상차림]


강원토속식당

고씨동굴 입구에 있는 이 식당은 칡국수가 유명합니다. 밀가루와 칡가루를 섞어 반죽한 면은 오래 익혀야 하기 때문에 국물이 걸죽합니다. 김치와 김가루, 부추, 계란지단을 넣은 국수는 매콤하고 담백한 맛이 인상적입니다.

▶ 영월군 김삿갓면 영월동로 1121-16(진별리 506-17)033-372-9014 


[강원토속식당의 칡국수, 구수하고 얼큰하며 담백하다.]



여행정보


▶ 별마로천문대: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154-3, 033-372-8445 

별마로천문대는 100% 인터넷 예매제이다. www.yao.or.kr:451

개관시간: 동계 오후 2시(10월~3월), 하계 오후3시(4월~9월)

매주 월요일, 공휴일 명절당일 휴관

이용요금: 일반 7,000원, 청소년 6,000원, 어린이 5,000원

▶ 요리골목 주차장: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927-13

▶ 선암마을 한반도지형 주차장: 영월군 한반도면 한반도로 555(옹정리 202)

▶ 주천강 요선암: 영월군 무릉도원면 도원운학로 13-39(무릉리 산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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