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송인호 (국민대학교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


작년 한 해 자동차 산업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2015년부터 이어진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는 전기차의 시대를 예상보다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보호무역을 내세우며 자동차 산업 전반에 큰 위기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내 자동차 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합니다.


또한 자율주행, 인공지능, 전동화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IT업계와 자동차 기업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며 그로 인한 미래기술의 향연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펼쳐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시대에 대응하는 각 사의 혁신적인 디자인 비전도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2017년 그리고 더 먼 미래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2017년 CES(세계 가전 박람회)를 통해 미래 자동차 디자인 트렌드를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율주행, 인공지능, 전동화를 위한 실내 디자인


기계제품으로서의 전통적인 자동차에서 전자제품 또는 로봇화 되어가는 미래이동수단은 새로운 디자인을 필요로 하게 됩니다. 이는 자동차 디자인의 목적이 달라지는 데 따른 필수불가결한 디자인의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는 단순히 승객의 이동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운전을 위한 인간공학적인 레이아웃과 기계장치 그리고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전장부품들이 제한된 공간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자율주행시대에는 이동성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게 되어 기존의 실내공간이 거실, 업무 공간, 개인용 극장, 도서관 등과 같은 다양한 용도의 새로운 공간으로 진화하여 디자인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차가 있는 곳이 곧 집이다. 현대자동차가 강조하는 미래 혁신



현대자동차가 발표한 미래비전은 '미래기술을 통한 이동의 자유로움'으로 친환경 이동성과 이동의 자유로움, 연결된 이동성 등 미래 모빌리티 구현을 위한 3대 방향성을 제시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서 거주 및 근무 환경 속에 자리잡은 모습을 스마트 하우스 컨셉 모델을 통해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스마트 하우스 컨셉 모델은 자율주행차와 스마트 홈을 통합하여 모빌리티는 소비자의 삶 속에 자연스레 녹아 들어 하나가 되는 미래 비전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주목할 만 한 점은 자동차의 실내디자인이 기존의 개념을 넘어서는 (주거용 인테리어의 디자인 방향에 더 가까워지는) 미래 디자인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는 것인데요. 미래시장 선점을 위해 기술뿐 만 아니라 디자인으로도 앞장 서겠다는 의지를 컨셉 모델을 통해 구현함으로써 많은 이들의 이목을 사로 잡았습니다.


공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과 스토리텔링을 담은 기능적 모더니즘의 창조



이번 CES에서 BMW가 선보인 i-inside Concept은 미래를 선점하려는 자동차 회사의 또 다른 디자인 혁신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BMW의 커넥티드 드라이브 프로그램이 적용된 자율주행차를 기본으로, 자율주행시대에 승객에게 이동의 가치를 제공하는 스토리 텔링이 담겨있는 자동차 내부를 중심으로 디자인 되었습니다. 언뜻 보면 작은 책꽂이가 있는 아담한 거실 한 켠처럼 보여지는 공간으로 승객이 휴식을 취하거나 독서를 할 수 있게 실내공간이 구성되어 있고, 차량 내부에 초록과 나무재질 등이 어우러져 따뜻한 온기마저 느껴져 마치 자연과 인간을 중시하는 기능적인 모더니즘의 창조라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자동차에 녹여낸 듯 합니다.


기하학의 미학, 기능과 예술의 결합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다



BMW가 선보인 i-inside Concept 외장 디자인은 그야말로 인테리어 중심의 디자인 컨셉에 BMW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새로운 조형언어를 시도한 조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장 디자인과 통일성을 강조하기 위해 동일한 소재로 외장을 디자인 하였으며, 불필요한 장식이 없는 기하도형을 위주로 미니멀한 디자인 방향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화려한 장식 없이도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돋보이는 모던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이 눈길을 끕니다. 


미래형 자동차의 진화의 모습은 이런 것



반면, 도요타는 Concept-i 를 통해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해 사람과 자동차가 파트너 관계가 되는 모빌리티 사회의 미래상을 구현한 컨셉카를 선보였습니다. 외장 디자인에서 자율주행, 인공지능 시대의 차량의 진화된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와 다른 부분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소멸, 히든 램프 등 미니멀한 디자인을 적용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실내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친환경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연출하려는 시도로 보여집니다. 또한 차체의 디자인에서 그린하우스를 감싸 안은 구조로 안전성을 강화한 구조를 만들어 냈습니다. 


공유를 위한 미니멀한 미래 디자인의 제안



다음은 혼다의 ‘NeuV’ 컨셉입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로봇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가치를 담고 있으며, 감성 엔진을 탑재해 인간과 자동차가 상호 교감하는 새로운 모빌리티의 가능성을 구현해 냈는데요. 공유차량을 위한 최초의 디자인이기도 합니다. 외장 디자인에 컴팩트한 아키텍쳐 기반의 미니멀한 조형요소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며, 이로 인해 작지만 넓은 공간을 표현해 냈습니다. 측면을 가로지르는 대각선과 투명한 패널은 속도감과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감각적으로 연출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미래 이동성 시장 선점을 위한 디자인 전쟁의 승자는?


이번 CES를 통해 선보여진 것처럼 자율주행, 머신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커넥티드, 증강현실등의 단어들이 이제 사람들의 일상이 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동차 회사들은 잠재 고객들에게 서로의 기술력을 앞다투어 선보임과 동시에 그를 위한 혁신적인 디자인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과연 소비자들은 어떤 기술과 디자인을 선택 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미래 이동성에 대한 디자인은 사람들이 머물게 될 공간에 대한 가치를 중심으로 새로운 아키텍쳐를 구성하고, 그 안에 사용자 중심에서 사람들의 시간과 삶을 녹여내는 그야말로 이동성의 가치에 대한 디자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보이는’ 디자인을 넘어 ‘느껴지는’ 디자인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기업이 공개할 혁신적인 미래 디자인 비전 또한 기대됩니다.


이미지 출처:

현대자동차 US (http://www.hyundainews.com/us)

Net Car Show / Honda worldw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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